입사하고 1년이 채 되지 않았던 때이다.
퇴근 1시간을 앞두고 사무실로 전화 한통이 왔다. 우리 센터 이용자였는데 연락이 안 된다고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고 한번 집에 가주면 안 되겠냐고 며칠째 통화가 안된다고,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밖에 있는 나에게까지 전달 될 정도였다.
코로나 기간이라 사회복지시설 대부분 운영을 안 하고 있던 때기도 했지만 우리 센터 이용자였고 이름을 듣자마자 근속연수가 오래된 직원들은 아는 것을 보니 슬며시 걱정돼 됐다. 다행히도 이용자의 집은 사무실에서 머지않았고, 퇴근시간이 살짝 넘어간 때라 담당자와 나 둘이 가정 방문을 하게 됐다.
아무리 문을 두들이고 벨을 눌러도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빌라 마당에 장미가 화사하게 피어있던 5월이었다. 잠깐 집을 비웠을 거라고 50대 중년남성이니 이 시간이면 저녁 겸 반주하러 외출을 했을 거라고 생각하며 인기척도 없는 현관문을 쾅쾅 두드리고 사람이름을 불러 보아도 소용이 없더니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니 집 안에서 벨소리가 들렸다.
우리가 짐작하는 최악의 상황을 걱정하며 119에 신고했고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미 사망한 지 이틀정도 되었다고 했다. 우리가 좀 더 일찍 알았다면 달라졌을까? 코로나로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걸까? 퇴근길에 무척이나 마음이 퍽퍽했던 기억이 있다.
취약계층은 사회가 힘든 시기에 가장 먼저 큰 타격을 받는다.
동네 목욕탕이 찜질방에 밀리더라도 꾸준히 영업을 하는 이유고, 동네 고시원이 허름하고 쾌적해 보이지 않아도 존재해야 하는 이유다.
이용자 고독사를 목격한 후 혼자 생활하는 중장년층 남자분들의 일상생활에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됐다. 얼굴 안색을 살피거나 같은 이용자들과의 관계 그리고 식사까지 우리 센터를 이용하는 동안이라도 관심을 갖고 챙겨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렇게 일한지 이제 5년이 되어가지만 아직도 섬세하게 이용자들을 챙기에는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