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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라 Dec 10. 2018

휴식

제주살이 아흔이레 181209

오늘은 집에서 휴식.

모두 다 휴식.


뒹굴거리며 각자 하고 싶은 일 하며 휴식.

점심으로 떡볶이 만들어 먹으며 휴식.

낮잠자며 휴식.

동네 목욕탕에서 휴식.

목욕 갔다와서 귤까먹으며 티비보며 휴식.

베이글칩 만들어 먹으며 휴식.




근데 하루 종일 너무 열심히 휴식하느라

피곤하다.


좀 쉬자.

.

.

.


나 왜 잘 못 쉬지???


오늘 집에 있는데도

애들 데리고 어딜 가야할 것 같고,

주말을 알차게 보내야 할 것 같고,

제주 탐험 나서야 할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

(주말엔 늘 나가던 습관이 있어서 그런가? 제주 탐험 브런치 써야 할 것도 같다. 가치 증명? )


이것만 하고 조금 이따가 나가야지 하고 계속 외출을 미루고 있다가 밤이 되었다.

몸은 쉬고 있었는데, 마음이 쉬지 못했다.




"~ 하지 못했어" "~ 해야한다" 가 아닌

"~ 을 선택한다"로 바꾸려 노력 중인데

오늘은 잘 안되었다.


'오늘은 못 나갔네... '

대신

'오늘은 휴식을 선택했어!'


이런 마음이면 더 기쁘고 편안하게 쉬었을 텐데.


다음 번엔 잊지 않고 스스로의 선택을 존중하고 응원해 주기를 바란다.


.

.

.


갑자기 소름,,,

해야만 하는데 하지 못한 압박감에

편치 않은 감정이 있어서 배도 고프지 않은 밤에 귤을 까먹고, 베이글칩을 연신 집어 먹었나 보다.


몸은 쉬고 있는데, 마음이 계속 바빠서.

주차장에 세워 놓은 차에 종일토록 시동 걸어 놓고 공회전 하는 꼴이라 연료가 필요했나보다.

공회전 이거 참 별론데...

환경 오염 되고, 연비도 낮아지고, 무엇보다 엔진이 덜덜거리는 통에 정신 사납다. 기름값도 아깝고.

공회전이 나에게도 있었구나,,,!



이럴 때의 처방을 알고 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쉬어도 괜찮아.

집이 지저분해도 괜찮아.

더 게을러도 괜찮아.

이미 충분히 좋은 엄마야.

너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아도 괜찮아.



불안함에 흔들리는 나를 수용하고,

그런 나 자신을 사랑합니다.



지금의 나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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