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진주알들을 나만의 방식으로 아름답게 엮어가는 과정
빈야사는 아사나라는 진주알들을 호흡과 에너지라는 끈으로 연결시켜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목걸이를 완성해 가는 과정이다.
"아사나와 아사나 사이, 움직임과 움직임의 사이, 그 공간에는 무엇이 존재할까요? "
"...... 호흡......?"
"호흡은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이고, 아사나와 아사나의 사이, 그 공간에는 에너지가 있어야 해요."
" 지금 취하고 있는 자세에서 다음 자세로 넘어갈 때 그 사이의 공간에서도 우리는 에너지를 가지고 움직여야 해요. 이 자세에서 다음 자세로 넘어갈 때의 그 사이의 공간, 그 과정도 아사나의 일부라는 것을 기억하고 이번 시간의 플로우를 잘 즐기도록 해봐요."
어느 날의 빈야사 플로우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빈야사(Vinyasa)라는 단어는 산스크리트어로 ‘흐르다’라는 뜻인데 그 이름처럼 동작들이 유기적으로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 특징이다.
"아르다 찬드라 자세에서 전사 1번 자세로 넘어갈 때 들고 있던 오른 다리를 바닥으로 내려놓아야겠죠. 그 다리를 매트 위로 내려놓을 때까지의 그 짧은 시간 동안에도 천천히 온 마음을 담아서 천천히 내려놓는 거예요.
불필요한 동작을 줄이고 물이 흐르듯이 모든 아사나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하세요. 그렇게 흘러가는 일련의 모든 과정이 빈야사예요."
그저 아사나들을 완벽하게 잘 해내는 것에만 집중하던 나에게 빈야사 요가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해 준 말씀이었다. 이 자세에서 그다음 자세로 넘어가는 그 찰나의 순간조차도 수련의 일부이기에 우리는 그 순간에도 나의 움직임에 집중하면서 그 과정을 즐겨야 하는 것이다.
빈야사는 여러 개의 진주알들로 엮인 진주 목걸이와 같다. 각각의 아사나는 진주알이다. 각각 분리된 진주알들을 연결시켜 주는 연결고리는 호흡과 에너지이다. 여러 개의 작은 진주알 들을 호흡과 에너지라는 끈으로 연결시켰을 때야 비로소 하나의 완전한 진주 목걸이, 완전한 빈야사로 완성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빈야사 수련을 돌이켜 보면 흘러가는 움직임들 속에서 다음의 자세로 넘어갈 때 내가 지금 이 순간 간의 나의 몸이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다음 아사나에서 내가 어떻게 움직이고 호흡하면서 이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다. 모든 움직임 하나하나에 마음을 담아내지 못했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습관대로 몸을 움직이거나,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기 부지기수였다.
매트 위에서 뿐만이 아니다. 삶 속에서도 그러했다.
삶의 매 순간을 연결해 주는 호흡과 의식의 끈을 놓고 살았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매 순간 깨어 있지 못하고 타성에 젖은 채 습관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살아왔던 나의 일상들을 곱씹어 본다.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고 다가오지 않을 미래를 걱정하고 불안해하면서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즐기지 못했던 시간들을 돌이켜 본다.
우리는 매트 위에서 모두 똑같은 움직임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각자 자신만의 호흡과 에너지라는 끈으로 각양각색의 빈야사라는 목걸이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삶 속에서도 주어진 진주알을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엮어 나갈지는 스스로의 몫이다. 살아가면서 어떤 형태의 진주알이 나타날지 모른다. 티 없이 맑고 완벽할 수도 있고 흠이 있거나 조금은 일그러진 진주알이 주어 질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진주알이 삶에 등장하든지 그것들을 헛되이 버리지 말고 손에 잘 쥔 채로 나만의 방식으로 잘 꿰어서 아름다운 목걸이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인 삶이라는 빈야사도 잘 즐겨보아야겠다.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나를 위한 아름다운 목걸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