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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철우 Oct 19. 2020

<한 사람을 마음에 두었는가>

사는 게 열등하냐고, 삶이 내게 물었다

<한 사람을 마음에 두었는가>

인생은 태어나서 죽는 날까지 계속해서 뭔가를 찾아다니는 보물찾기 게임과 비슷하다. 찾아야 할 게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진귀한 보물은 사람이다. 구체적으로는 사랑하는 사람, 길가다 무턱대고 전화번호 물어보는 그런 사람 말고, 내 입맛에 맞는 사람, 그래서 온전히 사랑을 건네줄 수 있는 한 사람을 찾는 것이 인생이란 보물찾기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임무다.
 “좌우로 나란히” 구령에 맞춰 간격을 벌릴 때도, 그 중심에는 기준이 있다. 사랑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삶에서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내가 너무 먼 곳으로 이탈하지 않도록 붙들어준다. 그 속성이 등대와도 같아서, 어둠 속에서 길을 잃더라도, 불빛이 환하게 비추는 등대만 쫓아간다면, 우리의 일상은 머지않아 제자리로 복귀할 수 있다.
 청춘의 임무에는 빨리 돈을 벌고, 부모로부터 자립하는 것도 있겠지만, 진짜 청춘이라면 나를 비춰줄 환한 등대 찾는 일에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격하게 사랑하는 사람을 찾자.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 말고, 내가 정말 사랑할 수 있는 인격과 성품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 등대지기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구심점을 잃은 삶은 불안하다. 불시에 어디로 튈지 몰라 항해하는 자신조차 자신을 믿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달 카드내역서를 펼쳐보시라. ‘어? 내가 이렇게나 많이 썼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면, 당신의 인생은 헛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구심점을 소비라는 허상에다 맞추고 인생을 항해 중인 건 아닌지 돌이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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