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자인항경지(敬人者人恒敬之) : 챠일스 이스더 퓨쳐

#어린이 #아동학대 #어린이날 #소파 방정환 #공경 #사랑

by 별하
(피시방 업주) “이 아이들이 어제부터 이곳에 있어요. 부모하고 같이 왔었는데, 지금 애들만 있는데, 부모는 언제 갔는지, 안 와요”
(나) “너, 몇 살이니?”
(큰 남자아이) “8살이요”
(나) “얘는, 동생이니?”
(큰 남자아이) “제 동생이요, 5살이요”
(나) “너 집에 엄마 아빠 있니?”
(큰 남자아이) “집에 갔어요”
(나) “집 어딘지 알아?”
(큰 남자아이).............(고개만 끄덕끄덕)
(나) “내가 애들 데리고 나갈 테니까, 애들한테 받을 돈, 내가 데리고 나가는 걸로 퉁치죠”
(피시방 업주) “애들 집에다가 잘 데려다주는 것으로 퉁칠께요”


8살과 5살짜리 남자아이들의 손을 잡고 피시방에서 나왔다. 저녁 11시가 넘은 시간에 어린 두 형제는 피시방 컴퓨터로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 방송을 보면서 컵라면만 무수히 먹었던 흔적이 있었다. 피시방에서야 어린아이들이 저녁 10시가 넘어도 집에도 안 가고 부모도 오지 않고 연락이 되지 않으니 걱정이 되었을 거다. 다른 사람들에게 신고를 당하면 피시방 허가 관련 법률에 대한 형사처벌과 영업정지 등 행정벌 대상이 되니, 피시방 업주는 난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똑똑똑------


노크소리에 고맙게도 반지하의 집 현관문이 열리면서 뺑덕이를 닮은 젊은 아줌마가 나온다.


(나) “이 애들, 아줌마 애죠”
(뺑덕) “이 새끼들이, 거기서 조용히 놀라고 했지”


뺑덕이의 추하게 생긴 주둥아리에서 쓰레기 보다 못한 욕이 맥시멈 데시벨로 세상밖으로 뱉어질때 두 형제는 내 뒤로 숨었다. 마치 새끼 강아지가 어미 잃고 벌벌떠는 그런 모습으로, 참으로 어의가 없네.


(나) “본인 애 맞냐구요”
(뺑덕) “네, 제 애 맞아요. 말 안 들어서 혼내던 중이에요”
(나) “안 데리고 갈거에요, 어떻게 하실래요”
(뺑덕) “버릇을 고쳐야 해서, 오늘 집에 못 들어와 너희들, 이 새끼들 혼나봐야 돼요”


지금 나와 만나고 있는 뺑덕은, 자신의 아이들에게 훈육을 한다면서 자신감 있고 배짱 있게 정당하다는 듯 당당하게 말을 하고 있다. 지금 뺑덕은 착각을 하고 있다. 자신의 행동이 당연하고 정의롭다는 식으로, 그렇지만 이제 뺑덕은 나를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나하고 지금 싸우자는 거지 지금. 어처구니가 없다.


(나) “지금 아이들 데리고 안 들어가면 아동학대로 처벌할겁니다. 어떻게 감당하실래요”
(뺑덕) “내 애들인데, 말을 안 들어서 교육을 하는데, 무슨 처벌을 받는다는 거예요”
(나) “모르면 제가 가르쳐 주고, 벌금 엄청 나오게도 해주고, 아이들은 보호시설로 보내고, 왜 이걸 원하면 해주고. 어떻게 법을 잘 아는 미친놈 하고 한번 붙어볼래요”
(뺑덕) “................, 죄송해요, 데리고 들어갈게요”
(나) “오늘 아이들 얼굴하고 이름, 당신 얼굴 하고 이름, 집 주소 모두 기록해놨고, 다시 한번 관내에서 아이들 이렇게 돌아다니다가 내 눈에 띄면, 오늘 것까지 모두 싸잡아서 똘똘 말아서 사건 처리할 거예요. 항상 이 집 내가 주시할 거고. 아시겠어요”
(뺑덕) “죄송해요,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요”


가끔은 이 두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몇년전 이야기니까, 잘 살아왔기를 바랄 뿐이다. 물론 당시 신고 처리를 한 이후에 아이들이 눈에 거스르게 띈 적은 없었다 다행히도.


요즘 언론에서 어린아이들이 계부나 계모, 아니면 친부모한테 학대를 당하다가 사망한 사건을 언론을 통해서 보게 된다. 정말 가슴이 아프다. 지금도 어딘가에는 죽지 않을만큼 학대당하면서 자라는 아이가 있을 것이다. 과연 괜찮다고 그래도 너는 운이 좋았다고 위로의 말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아이의 정서는 생명이 없어진 것처럼 메말라가는 오아시스와 같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든다. 아이 덕에 어린이날을 꼬박꼬박 집구석에서 챙겨 처먹겠지. 쓰레기보다 못한 부모라는 이름으로 사는 괴물들이.


공경을 받아본 사람이 다른 사람을 공경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태어나서 정서라는 게 정착이 될 중요한 어린아이 때 학대를 받는다면 과연 성인이 되었을 때, 온갖 트라우마로 인한 마음의 상처로 과연 자신을 먼저 공경할 마음이 생길까, 그리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공경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나는 심리학자는 아니지만, 평범한 상식으로도 느낄 수 있다. 그 아이는 외톨이로 누구에게도 마음의 문을 열기 힘든 사람이 되어간다는 것을.


소파 방정환 선생님은 「조선의 미래와 우리 민족의 희망은 아이들에게 있다」라고 보고, 아이를 공경하고 존중하면서 함께 살아가길 원하셨고, 그래서 어린이날이라는 훌륭한 날도 있는 것이 아닐까. 전 세계에서 몇 개국만 있는 어린이날이 우리나라에 딱하고 어였하게 있는 것이다.


사람을 공경할 줄 알려면 스스로가 스스로를 공경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요즘 스스로를 공경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찾기가 힘들다. 스스로를 찌질이로 보거나, 낙오자로 보는 친구들도 많다. 그리고 뭔가를 이뤄내면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는 친구들도 많다. 당연한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나) “이곳까지 오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느라 고생이 많았네요. 이제부터 자신의 한 손은 자신의 머리를 톡톡 쓰다듬어 주고, 나머지 한 손은 자신의 가슴을 톡톡 만져보세요, 그리고 말을 해주세요, 자기 자신에게, 지금까지 정말 잘참았다고, 그리고 잘해왔다고, 지금까지 정말 잘 견뎠다고, 사랑한다고, 정말 사랑한다고”


내 말을 듣고 처음에는 의아해하는 교육생들이 있지만, 내 말에 따라 행동으로 하는 교육생들의 얼굴을 보면 왠지 따뜻한 미소가 환화게 얼굴에 퍼지는 것이 보인다. 어느 누구도 치열한 공무원 시험을 위해 긴 기간동안 자신과 싸우고 나서 합격했을때, 스스로에게 칭찬해준 사람들은 거의 없었으니까, 그래서 내가 스스로를 공경하고 애정을 듬뿍 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공경할 수 있게, 그리고 스스로를 사랑하고 공경해줘야 스스로의 가슴에 사랑이 가득 찰 수 있음을 말이다. 그래야 국민을 공경하고 존중할수 있으니까.


(나) “너희들, 이리 와 봐, 엄마 아빠는 어디 계셔”


(큰 아이와 작은 아이)............. 쭈뼛쭈뼛


(나) “추우니까, 이리 들어와 아저씨가 맛있는 것 줄게”


7살도 안되어 보이는 큰아이가 작은 아이의 손을 잡고 지하철 역사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딱하고 내 눈에 띄었다. 눈에 보이는 두형제의 모습은 꽤재재한 상거지가 따로 없었다. 밖의 날씨는 차가운 바람이 불고, 내복차림의 두형제를 차가운 바람으로 부터 보호하기 위해 지구대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맛난 음식은 별로 없지만 다행히 손가락만 한 초콜릿은 지구대 사무실에 몇 개 돌아다니고 있어서 주었다.


(나) “엄마 아빠 연락처 알아”
(큰아이와 작은아이) “알아요”


똑똑한 큰아이의 기억 속에서 엄마 연락처를 받아 연락을 취했고, 다행히 아이들 엄마도 아이들을 찾고 있음을 알았다. 천방지축 아이들은 순식간에 엄마의 울타리 범위를 벗어나 나름대로 모험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무슨 냄새가 난다.


작은 아이에게 다가가 킁킁거리며 확인해보니, 기저귀를 차고 있던 작은 아이의 예쁜 복숭아 부분에 냄새가 구린 마른 빈대떡이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주변에 여경도 있었지만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이었고, 남경들 또한 난감해했다. 어떻게 하지, 그래 나는 결정했다. 이때 내 애들도 7살과 5살이었으니까, 아이들 예쁜 복숭아 스페셜 사워는 집에서도 많이 해주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작은아이를 지구대 세면장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따뜻한 물로 복숭아에 붙어 있는 빈대떡 껍질을 하나씩 벗겨주었다. 나도 기분이 상쾌해진다. 아이도 가벼워짐을 느끼지는것 같았다. 울지도 않고 발버둥을 치지도 않고 작은 아이는 마치 복숭아 스페셜 샤워를 기분좋게 즐기는 것 같았다. 그것도 멋진 경찰 세신사의 손길을 느끼면서.


역전 지구대 앞은 많은 사람들이 전광석화 같이 지나다닌다. 마치 축지법을 쓰는 강호의 무인들처럼, 뭐가 그리 바쁘다고.


(나) “저기요, 죄송한데요, 기저귀 하나 주시면 안 돼요.”


느닷없는 내 부탁에 놀라는 젊은 아기 엄마, 나의 이러쿵저러쿵 설명을 듣고 흔쾌히 아이 기저귀 가방에서 하얗고 깨끗하게 광이 나는 기저귀를 여러개를 빼서 주셨다. 그것도 비싼 하기스 기저귀를, 길거리에서 기저귀를 경찰에게 삥 뜯기는 현장이었다. 서로 기분 좋은 삥을.


아이의 예쁜 복숭아에 뉴 버전 하기스 아기 기저귀를 장착하고 나서 몇 분이 지나 눈두덩이가 판다로 변한 아이 엄마가 들어왔었다. 간단한 설명을 마치고 아이는 엄마의 손을 잡고 떠났다. 떠나는 아이들이 나에게 손을 흔들어주던 모습이 지금도 생각이 난다. 바로 이 아이들이 우리나라 미래가 될 것이니까.


아이는 소중하다. 그리고 아이를 올바르게 커갈 수 있게 하는 게 우리 기성세대다. 어린이날만 어린이가 소중하다고 구라치지 말고 자기 아이부터 공경해주고 쓰다듬어주고 존중해주면, 나중에는 사랑이 넘치고 자존감 있고 남을 공경해줄 줄 아는 성인이 되어서 부모를 공경하고 사랑해주는 전 세계에서 필요한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아주 간단한 상식이지만 참으로 어려운 상식이기도 하다. 작금의 시대에서는. 그렇지만 우리는 해야 한다. 아이는 미래고 소중한 사랑 덩어리라는 것을.


우리 모두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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