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이 익숙해진다는 건, 누구나 내뱉을 수 있는 거짓말이다.
사람들은 누구라도 고독해지길 원하지 않는다.
원하지 않는 건, 언제나처럼 내 곁에 머무르기 마련이다.
어릴 때부터 혼자가 너무나도 익숙해졌다.
익숙하다고 그걸 좋아한다는 뜻도 아니다.
어떻게든 내가 숨 쉬고 있다는 걸 증명해보고 싶었다.
사람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것도 시도해봤다.
달리기를 시작했고, 드럼도 해봤고, 공부도 치열하게 해봤다.
모든 것들은 결국 혼자로 돌아왔다.
달리기는 경쟁자가 있지만 결국 혼자 힘으로 결승선에 닿아야 했고
드럼은 다른 악기와 어우러지지만 완전한 박자와 리듬, 적절한 소리는 스스로 만들어내야 했다.
공부는 말할 것도 없다.
조금 더 나를 이해하고 사람들과 어우러지기 위해 글을 썼다.
처음에는 지금처럼 생각의 나열이었다가 소설도 쓰고 뭐 이것저것 많이 써 봤다.
글 한 편을 쓰기 위해 때론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결국 돌고 돌아서 혼자 쓰는 것이었다.
사람들과 내밀하게 섞여보려고 방송 작가 일에도 뛰어들었다.
매일 2시간 짜리 생방송을 위해, 역시나 사람들과 직접 부딪쳤고
방송 도중에도 실시간 문자메시지 뿐만 아니라 제작진들과도 어우러지는 줄 알았다.
그 역시도 2시간을 위해 모든 건 혼자였다.
강의도 그렇고 그 밖에 지금 나를 둘러싼 모든 일들이 사람들과 만나지만
결국은 혼자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익숙해질법도 하지만 문득 혼자라는 생각이 들면
코끝이 시큰해진다. 그래도 괜찮겠지, 라는 생각으로 잠시 숨 고르기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