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주의 날씨는 바람이다.
공식적으로는 강풍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그래도 바람이라 부르고 싶다.
제주에서 바람은 항상 곁을 맴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삼다도 중에서 바람이 꼭 들어가겠는가.
다만 다른 지역과 차이점이 있다면, 제주에서 바람의 방향은 항상 예측 불가 상태다.
서쪽으로 불었다가 동쪽으로 불었다가 사방으로 모아졌다가 또 흩어지길 반복.
비라도 온다치면 우산마저도 혼란에 빠져 두 손 들고 말 정도이다.
그럼에도 오늘은 바람이 제법 매서웠다.
이런 날은 비행기도 착륙이 어려워서 빙빙 돌다가 출발했던 곳을 돌아갔다는 소식도 전해져온다.
바람이란 게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얼마든지 느끼기 마련이다.
때론 다른 것을 통해 존재감도 드러내기도 한다.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본다. 바람의 진짜 바람은 어디일까?
내 마음 속의 바람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