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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이비행기 Dec 02. 2018

소설, 한 페이지_둘_떡볶이

한 페이지 소설로 만나는 세상의 모든 숨은 이야기

"아, 그 맛!"


맛있다는 맛이 정말 뭔지 모르겠어.

흔하디 흔한 게 맛집인데 도대체 진짜 맛을 모르겠단 말이지.


서른하고도 이제 1년을 더 살아 온,

심지어 맛 칼럼리스트라는 그럴싸한 일을 하고 있지만 말이다. 물론 사람들은 내가 세상 모든 맛을 안다고 믿고 내 글이 곧 맛인 줄 알겠지만.

심지어 내가 쓴 맛조차 진짜인지 확신 못 한 지 아주 오래됐다.


이미 마감 날짜만 지난 맛 칼럼을 한 글자도 못 쓴 채, 편집장의 독촉 연락만 받고 있다.


스마트폰을 꺼둔지 36시간,

하염 없이 동네를 거닐었다.

입맛은 없는데 허기가 지는 건 뭐람.

마침 동네 놀이터 앞에 간이 분식집 하나가 보였다.

어차피 뭘 먹어도 무슨 맛인지 모르는데.

떡볶이나 하나 달라고 했다.


요즘 떡볶이가 얼마나 예술에 가까운 요리인가.

이런 걸로 무슨 장사를 하겠다고, 싶은 혼잣말로.

떡을 한 입 넣었다.


아!


적당히 맵지도 달지도 쫄깃하지도 않은

오묘한 이 맛.

분명 아마추어틱한 떡볶이건만.

왜 계속 입맛을 당긴단 말인가.


학창시절 학교 앞에서 친구들과 나눴던 그 떡볶이처럼 말이다.


"이모, 한 그릇 더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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