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페이지 소설로 만나는 세상의 모든 숨은 이야기
"아, 그 맛!"
맛있다는 맛이 정말 뭔지 모르겠어.
흔하디 흔한 게 맛집인데 도대체 진짜 맛을 모르겠단 말이지.
서른하고도 이제 1년을 더 살아 온,
심지어 맛 칼럼리스트라는 그럴싸한 일을 하고 있지만 말이다. 물론 사람들은 내가 세상 모든 맛을 안다고 믿고 내 글이 곧 맛인 줄 알겠지만.
심지어 내가 쓴 맛조차 진짜인지 확신 못 한 지 아주 오래됐다.
이미 마감 날짜만 지난 맛 칼럼을 한 글자도 못 쓴 채, 편집장의 독촉 연락만 받고 있다.
스마트폰을 꺼둔지 36시간,
하염 없이 동네를 거닐었다.
입맛은 없는데 허기가 지는 건 뭐람.
마침 동네 놀이터 앞에 간이 분식집 하나가 보였다.
어차피 뭘 먹어도 무슨 맛인지 모르는데.
떡볶이나 하나 달라고 했다.
요즘 떡볶이가 얼마나 예술에 가까운 요리인가.
이런 걸로 무슨 장사를 하겠다고, 싶은 혼잣말로.
떡을 한 입 넣었다.
아!
적당히 맵지도 달지도 쫄깃하지도 않은
오묘한 이 맛.
분명 아마추어틱한 떡볶이건만.
왜 계속 입맛을 당긴단 말인가.
학창시절 학교 앞에서 친구들과 나눴던 그 떡볶이처럼 말이다.
"이모, 한 그릇 더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