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행정 참 어려워요

by 최영남

지방행정 참 어려워요

아침 일찍 출근 준비하는데 비서실에서 빨리 오라는 연락이 왔다. 급히 씻고 달려갔다. 군수 옆에는 부부가 눈물을 머금고 앉아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데 식약청의 단속에 걸려 영업정지 2주 처분이 내려졌다며 살려 달란다. 군수는 상수원 보호를 위한 중첩규제로 어려운 지역 여건을 고려하여 해결 방안을 알아보라고 한다. 선출직인 군수로서는 당연한 지시였다. 당시 인구 9만 명에 음식점이 1,440개소에 이르렀으니, 요식업 조합을 무시할 수 없다.

영업정지가 내리면 영업을 중단하고 문 앞에 붉은 글씨로 영업 정지 기간을 명시한 표시가 붙는다. 업소로서는 큰 타격이 된다. 검토해 보았으나 법적으로 방법이 없다. 얼마 후 위생팀 직원들이 면담하잔다. 작은 회의실에 들어서니 하소연한다. ‘과장님이 책임져 달라. 경기도라는 탈출구가 있지만 끝까지 양평에서 근무해야 할 우리들은 힘들다.’며 해결을 요구했다. 이를 받아 드리지 않는 경우 소위 왕따 될 수 있다. 책임져 주지 않는 과장을 따르지 않고 지역의 정보를 주지도 않는다. 그러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고민 끝에 팀장에게 음식점 정보를 얻어 오게 했다. 정보를 바탕으로 법적인 규정에 없지만 과태료 처분을 검토한 보고서를 만들었다. 군수의 결재를 받았다. 행정처분은 과장의 전결사항이 지만, 혹시 모를 감사에 대비 받아두었다. 이런 사례를 몇 건 있었는데 도에 와서도 혹시나 해서 가지고 있다가 시효기간 만료 시점에 폐기했다. 지방행정 참으로 어렵다.


축사, 숯가마 등의 악취 문제는 답이 없다. 이들 시설은 악취 방지 노력도 중요하지만, 인근지역 주민과의 관계가 더욱더 중요하다. 대부분 외진 곳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별문제 없이 지낸다. 문제는 주변 지역이 땅값이 저렴하다. 서울 등으로부터 전원주택이 들어서기 시작한다. 이들이 많아지면 민원이 시작된다. 이때 되면 기존의 주민들도 동조하기 시작한다.


주민들이 군수, 의원 등을 현장으로 불러낸다. 군수는 주민들의 뜻을 잘 알겠다고 하고는 ‘환경과장이 해결 방안 강구하라’고 지시를 하고 다른 일정이 있다고 하고는 떠버린다. 온갖 하소연과 포화를 감당해야 했다.

현실적인 제도의 한계, 민원인의 불만, 분노, 억울함을 직접 마주하며 감정을 조율해야 하는 등 일선에서는 무수히 많은 어려움이 산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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