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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나 최영숙 Aug 27. 2020

나스카라인NascaLine은 반드시 경비행기 투어로

루나 세계여행


남미 여행 4/페루


이까Ica 사막의 거대한 지상화 나스카 라인Nasca Line


이까 숙소에서 일찍 아침 식사하고

1번 도로(아메리칸 하이웨이)를 타고 나스카 라인을 향해 출발한다.

잉카 제국 훨씬전에 그렸을 것으로 추측되는 나스카 라인은 사막 위에 남아있는 거대한 그림.

아직도 언제, 무엇을, 왜 그렸는지 알 수 없는 수수께끼이다.


1939년 한 미국 교수의 눈에 발견되어 그림에 대한 연구와 의견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독일의 마리아 라이헤(Maria Reiche고고학자 1903-1998) 여사는 라인을 찾고 측정하고 보존하는 일에 평생을 바쳤다. 그녀 덕분에 세상에 나스카 라인이 알려졌고 세계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그녀는 평생을 일한 그곳에 묻혀있다.


나스까 라인(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

                    

고산증과 나스카 라인Nasca Line 경비행기 투어

                          

마리아 라이헤 공항에 도착했다. EBS 테마 기행에서 보았던 나스까 라인을 경비행기로 공중에 올라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거다. 그런데 탑승 절차를 밟는데 슬슬 속이 울렁이고 몸이 늘어진다. 여권을 보여주고 짊어진 배낭과 함께 몸무게까지 측정하고 6인승 경비행기는 이것을 참고로 비행기 좌석을 배정한다.

몸무게 안된다며 꽁무니를 빼는 여성도 있으나 비행기를 타려면 누구나 밟아야 하는 절차이다.

여자의 몸무게는 나이를 막론하고 비밀. 한참을 웅성이며 탑승 절차를 마친다.


경비행기 제일  왼쪽 자리를 배정받았다.

활주로를 달리더니 드디어 하늘로 올라간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울렁거림이 심해진다.

해발고도 높아져서 나타나는 고산증이다.

멀미 모르던 나이지만 갑자기 속이 뒤집어진다.

비행기가 몸체를 확 기울이며 둥글게 도는데 어찔하고 정신이 없다.

                     

나스카 라인 경비행기 투어
나스카 평원


높이 오르니 기압이 낮아져서인지 더욱 죽을 맛이다.

앞자리 등받이에 매달린 검은 봉투가 눈에 훅 들어온다.

한 장 낚아채자마자 욱~욱...

이런 세상에나,  비행기에 실수하지 않길 다행.

보인다 보여, 그래도 밖을 봐야지.

아,  보인다. 라인 그리고 그림이.

비행기 날개 끝에 고래와 앵무새가 나타났다.


입벌린고래Whale(65m)
앵무새 Parrot(230m)


가이드는 조수석에서 열심히 마이크 들고 안내하고

비행기가 라인을 찾아 좌우로 몸체를 비틀 때마다 나 또한 몸을 비튼다.

그래도 그림이 나타나면 창쪽으로 카메라를 들이댄다.

포기하고 싶지만 몇 장이라도 건져보자.

너무 고통스러운 고난도 비행.

여행하는 비행 중에 가장 힘들었던 비행 경험이었다.


나스카의 비가 내리지 않는 건조 기후와 오랫동안 햇볕을 받으면 갈색으로 변하는 화강암이 있어 가능했던 작품으로 사막 표면의 갈색 돌을 20cm쯤 걷어 내고 바닥의 밝은 색을 드러나게 그려진 라인으로 그림 30여 점, 무늬 300여 개(직선 또는 기하학적 무늬), 그리고 무수한 선으로 구성되어 있다. 거미, 벌새, 앵무새, 콘도르, 우주인 등... 그림의 크기는 100m~300m로 거대한 그림이라서 경비행기로 하늘을 올라야 볼 수 있다.


우주인 Astronau  ( 35m )
벌새 Huming Bird(93m)


1시간이 왜 그리 길던지...

여행 전 본 사진처럼 선명하지는 않았으나 거대한 규모임을 눈으로 확인하였다.


내리자마자 화장실로 뛰어간다.

아, 도착 전 찔끔.

드디어 도착한 화장실에 한참을 앉아 있어도 시원찮다.

버스로 가니 마침 기사님이 보이고 차 문이 열려 있다.

캐리어를 꺼내 속옷 하나 들고 다시 화장실로 직행

가방에 물휴지가 이리도 고마울 줄이야. ㅋ

한바탕 난리를 치르고 몸과 마음이 진정되었다.

정신도 차릴 겸 주차장 바로 옆 상가로 갔다.

원주민 칼라인 빨강에 파란색이 섞인 커다란 숄과

나스까 라인이 그려진 푸른색 티 2장(나와 남편 커플티)을 샀다.

여행지에서 좀 처럼 물건을 사지 않으나

나스카의 그림들을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해서이다.


남미는 절대 쉬운 곳이 아니다.

흐흐흐 오늘 그것을 실감한 날이다.




이제 페루 수도 리마로 다시 이동한다.

바닥을 보이지만 강이 흐르고 메마른 땅을 지난다.

다리 위 혼자 걷고 있는 나 홀로 관광객이 보인다.

어디에서 왔는지, 얼마 여행하는지 모르지만 이까까지 걸어서 가나.

요즘 젊은이들은 역시 다르다.



버스 밖으로 보이는 흔들리는 풍경


차창 밖은 황량 벌판이 끝없이 이어진다.

비만 적당히 오면 농사를 지어 주민 생활이 좀 나아지련만.

막 꽃이 피어나는 시기인데 목화밭이 가뭄으로 바싹 말라죽어가고 있다.

어찌 이렇게 건조할까.

사각형 벽면에 지붕은 나뭇가지 지붕.

비가 1년에 한 번이라도 내릴 텐데.

비가 내리면 어떡하지.

가진 것이 없어도 느긋한 표정의 주민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지.

세상이 공평치 않음은 이미 알고 있거늘 어찌 이리도 차이가 나는지...


도로변 목화밭과 가옥
도로변 민가


내 눈에 보이는 페루는 무척 가난한 나라.

이곳에서 내가 누리는 여행은 최고의 사치일 수도.

평소 검소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하거늘.

평생 한 번인 남미 여행이 검소와는 거리가 먼 호화로운 여행일 줄이야.

벌판을 지나 이까 시내로 접어드니 주민들도 보이고

손님을 기다리는 툭툭이(택시)가 도로변에 줄지어 있다.

작은 택시 툭툭이는 손님에게는 고마운 존재이고

이곳 주민들에게는 중요한 자산이자 소득원이다.


이까 시내
이까 툭툭이(택시)


이까에는 건조하고 따뜻한 기후 지역이라

포도밭과 와이너리가 많다.

우리는 이까에서 멀지 않은 와이너리에 들렀다.

오랜만에 와인 시식도 하고, 점심도 먹기 위해서다.


와이너리 입구에 세워 놓은 차에도

방금 전에 본 나스카 문양이 그려져 있다.

공항에서 구입한 티에 그려진 벌새 문양이다.


입장해서 점심 메뉴부터 고른 뒤

와리너 리 시설부터 둘러보았다.

그런데 와이너리 한쪽에서 젊은이들이 한국 관광객임을 알아보고

표정과 몸짓으로 대단한 관심을 표한다.


알고 있는 한국어는 모두 쏟아내며 환영한다.

'안녕하세요.'   '이뻐요.'  '맛있어요.'

머나먼 남미에서 한국인 환대는 기분 좋다.

설마 비웃음은 아니겠지.


이까 와이너리
나스까 문양이 그려진 자동차
와이너리
피스코 & 와인 판매


포도를 수확해서 발로 밟아 포도즙을 만들던 작업장에 둘러앉았다. 안내인이 이곳 와이너리도 19세기에 와인과 피스코를 생산하던 곳이라며 설명을 이어간다. 가이드의 설명은 귀에 들어오지 않고 술에 관심이 없으니 시설을 살펴본다.

와아, 포도즙을 짜서 발효시키기던 항아리가 쌓여있다. 유럽 와이너리에서는 거대한 오크통을 많던데

여기는 주둥이가 작고 긴 토기 항아리다. 가이드의 말처럼 아주 오래된 전통 와이너리 도구이다. 포도즙을 숙성시키던 거대 항아리도 있고 독한 증류주 피스코를 만들던 시설도 보인다.




피스코 증류시설


시설을 둘러본 뒤 와인 시음 시간이다.

와인 종류를 설명하는데 전혀 와인 상식이 없으니

들어도 잘 모르겠다.(더구나 영어로)

나는 스파클링 와인이나 입에 넣어 보아야지.

나는 그저 달콤하고 쏘는 으료수 맛의 스파클링이 제일이다.


색깔이 여러 가지니 잘 모르겠으나 맛도 다르다.

사양해도 권하는 잔을 받아서 홀짝홀짝 맛보는데 나는 그저 와인맛이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떫은맛에 알코올 향이 나는.


마지막에 제일 좋은 술이라고 말한 술.

그 이름은 피스코.

한국 소주처럼 증류하여 만든 술로 와인을 테스팅시키던 가이드는

한국에서 알코올 농도가 가 센 술이 뭐냐고 질문한다.

 '소주'라 하니 몇 도냐고, 20도라 하니 코웃음 친다.


이 술은 꼭 먹고 가야 한다며 반강제로 한 모금씩 받았다.

맛을 아는 이는 잔득하게 채웠다.

한 방울 넘겼는데 목이 확 불이 붙는다.

어쿠, 이게 피스코 맛이구나.

'더 주세요.' '쪼끔만 주세요.'를 즐기며 히히 하하, 10여 종류의 와인 시음을 끝냈다.

시음은 골고루 다 하였는 와인은 거의 사지 않았다.


와이너리 시음식장

점심 테이블로 옮겨 앉았다.

미안한 마음으로 앉았는데 테이블에 착석했는데

레드 와인을 듬뿍 따라 주며 식사 전 얼마든지 마시라고.

그들의 격 없는 후한 인심에 더욱 죄송했다.

그런데 나는 와인 맛을 모르니 공짜 술도 소용없다.




페루 정부의 도시 계획으로 황량한 벌판에 집이 건설되고 있으나 이것이 마을인가. 집인가. 버스 안에서 대하는 도로변 벽돌로 만든 직사각형 집은 내 눈에 영 신통찮다. 어찌 그리도 허술한지. 집이 아니라 헛간과 같은 집이다. 지도에서는 보이지 않던 페루의 모습이다. 여행객이 글과 사진과 영상으로 올리는 자료는 현실을 그대로 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페루의 이런 분위기를 나도 처음 보기에 나는 수업에서 이런 걸 가르치지는 못하였다.

그것이 못내 아쉽다.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잘 사는 나라임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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