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나 충실하신 분
서울 시내버스가 2016년 1월 13일 새벽 4시 첫차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감으로써 출근 시간에 대혼란에 빠졌다. 우리 동네에는 지하철이 없어 반드시 버스를 이용해야 했기 때문에 더욱 난감했다. 구청에서는 임시 버스를 운행하고 마을버스를 통해 지하철역까지 운송하기에 바빴다. 충분한 대처를 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인지 준비가 다소 미흡해 보였다.
평소에 버스가 조금만 늦게 와도 불편한데, 아예 다니지 않으니 그 불편함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더구나 전날 밤 설상가상으로 눈까지 내려 바닥은 빙판길이 되었고, 빨리 걸을 수도 없어 지각하지 않으려는 마음만 바빴다.
지하철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그나마 불편함이 덜하겠지만, 버스를 타야만 지하철까지 갈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니었다. 마을버스를 타고 가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중교통을 움직이는 종사자들이 파업을 하게 되면 그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가 무척 크다는 것을.
문득 이런 상상을 해보았다. 우리 몸속에 있는 심장, 간, 콩팥 같은 장기들이 어느 날 갑자기 파업한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들은 충직하게, 심지어 우리가 잠들어 있을 때도 자신의 일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사실 우리는 이들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함부로, 아무 생각 없이 혹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은 아무런 불평 없이 자신의 소임을 다한다. 자신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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