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은 정교하다. 그런데 감축은 어디서부터 이뤄지는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국가 전체의 이야기다.
하지만 실제 감축은 에너지, 산업, 수송, 건물, 폐기물, 농축수산 등
각 부문이 나눠진 목표를 자신의 방식으로 달성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즉,
“로드맵은 ‘전체 계획’이 아니라
‘부문별 현실’을 집약한 설계도”이다.
그러나 문제는
각 부문의 실행 가능성과 속도, 이해관계가 매우 다르다는 점이다.
부문: 주요 감축 전략 - 감축량(2030년 NDC 기준)
에너지 전환: 재생에너지 확대, 석탄 감축 - 약 44.4%
산업: 저탄소 공정 전환, CCUS 등 - 약 14.5%
수송: 전기·수소차 확대, 내연기관 퇴출 - 약 11.4%
건물: 고효율 기기 보급, 제로에너지 건축 - 약 6.2%
폐기물: 매립 감축, 자원순환 강화 - 약 2.6%
농축수산: 메탄 저감, 비료 관리 - 약 1.5%
기타/흡수: 산림 흡수원, 탄소포집 - 약 19.4%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문은 에너지, 산업, 수송이다.
재생에너지 목표치는 계속 상향 중이나
인허가, 입지 갈등, 송배전망 미비 등 구조적 한계
전환 비용이 가장 큰 영역
특히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등 ‘탄소 다배출 업종’에서 저항 크고 기술 대체 어려움
전기차·수소차 보급은 정책적으로 빠르게 추진 중
하지만 충전 인프라, 내연기관차 퇴출 시기 등 쟁점 많음
리모델링보다 신축 중심의 제로에너지 설계에 집중
노후 건물·임대 건물 전환은 정책 사각지대
절대적 감축량은 적지만
정책 관심도 낮고, 농민·소상공인 등 민감 계층과의 소통 부족
“각 부문은 자신의 언어와 이해관계로 감축을 해석한다.”
산업: 대기업, 수출산업, 고용 유지
수송: 시민, 운전자, 차량 제조사
농업: 고령 농가, 생계형 소농
건물: 지방자치단체, 건설사, 세입자
폐기물: 소상공인, 자원순환 업계, 시민
에너지: 발전사, 지역주민, 환경단체
즉, 같은 ‘감축’이라도
정치적·사회적 저항의 크기는 다르고,
정책 설계는 그 차이를 종종 외면한다.
로드맵은 정확하다.
숫자도 분명하다.
그러나 ‘누가 얼마나 감당할 것인가’에 대한 윤리는 비어 있다.
기후 정책은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누가 감당할 것인가”에서 갈린다.
그 질문을 하지 않으면
탄소중립은 계획은 있으나 정의는 없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다음 편 예고:
13편:〈기후적응대책 보고서가 말하는 미래의 재난 대응〉- 이미 도착한 기후위기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