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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1. 닫힌 마음 서랍을 열기로 했다.

: 내 감정을 다시 꺼내어 마주한다는 것의 의미

by 위드유코치

나는 아이가 태어난 지 48일째 날부터 매일 육아일기를 쓰고 있다. 무려 7년째 말이다.


아빠의 육아 일기는 어느새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고, 어찌 보면 내 감정을 담는 유일한 공간이 돼버린 것 같다. 그런데 최근 나는 문득 지난 육아 일기장을 다시 펼쳐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 속에서 지난날들의 나를 다시 만났다.


잠 못 이루던 밤, 울면서 시작된 하루, 이유 없이 눈물이 고이던 저녁, 죄책감이 밀려와 아이 옆에서 한숨도 못 잔 밤...


지난 육아 일기를 읽는 동안 모든 순간 속 나의 마음이 다시 보였다.


"그때의 나는 참 많이 애썼구나!"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아이를 돌보고 가족을 챙겼지만, 정작 나 자신은 돌보지 못했다는 사실도 지난 육아일기를 통해 뒤늦게 알게 되었다.


무기력, 외로움, 애씀, 혼란, 답답함, 조급함…


난 지난날에 느꼈던 감정들을 꾹꾹 눌러 담은 채 버텨냈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그 감정들을 내 마음속 서랍장에 넣어둔 채 그 서랍장을 잠가버린 것이었다.


그 감정들이 아직도 내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건, 지난 육아 일기를 다시 꺼내 읽으면서부터였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그 시절의 내 마음을, 지금 다시 꺼내어 들여다본다면 어떨까?"

"부드럽고 다정하게 어루만져 줄 수 있다면 어떨까?"


내 마음을 조심스럽게 다시 꺼내어 마주한 감정들을 어루만져 주기 시작한 것이 [코치 아빠의 마음 서랍: 감정 질문 노트]이다. 그리고 어쩌면, 어떤 누군가의 마음을 조용히 두드릴지도 모를 한 줄의 기록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코치 아빠의 마음 서랍: 감정 질문 노트] 통해 나 자신과 대화하는 용기를 가져보기로 했다.

그 시절, 너무 지쳐서 듣지 못했던 내 마음의 소리를 늦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꼭 들어주고 싶다.


한 줄의 질문, 한 줄의 기록, 한 줄의 위로가 나와 누군가의 마음에도 닿을 수 있다면 좋겠다. 특히 나처럼 ‘괜찮은 척’하며 버텨온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조용히 꺼내볼 수 있었으면 한다.


감정을 꺼내본다는 건 반드시 눈물을 흘려야 한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그저 “아! 나 그때 그랬지”라고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묻어두었던 감정이 조금씩 풀리고, 나를 미워하던 마음이 조금은 다정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누구나 마음속에 하나쯤은 닫혀 있는 서랍이 있을 것이다. 열지 못한 감정의 서랍, 혹은 무심코 닫아버린 기억의 서랍들 말이다.


나의 수줍고 어색한 글들이 그 서랍을 살며시 열어보는 작은 시작이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그리고 그 감정을 함께 들어줄 누군가와 연결되는 따뜻한 마음의 다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감정을 꺼내보는 것, 그것이 회복의 첫걸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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