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ning Diary

1. 한계

by MAMA

2025-12-09


5.15km

36:39

7'29"/km

278 kcal


일주일에 서너번은 5km씩 달렸다. 딱히 기록은 하지 않았다. 매일 스마트워치에 기록되는 거리, 시간, 구간속력, 소비열량을 확인할 뿐이었다.


해가 뜨지 않은 새벽에 달리다보면 검은 물결위로 쪽빛이 흐르고 그 위에 푸르스름과 보라빛이 칠해지기 시작한다. 아직 어두운 산그림자 사이로 붉은 태양이 머리를 내밀기 시작하는 그 때, 달리기가 마무리 된다. 꿈나라를 헤매고 있을 아이들을 깨우고 출근준비를 해야하기에 지체할 수 없었지만 아주 잠깐씩 해가 비쳐주는 곳에 몇 분 정도 드러누워 있다가 발걸음을 재촉하곤 했다. 겨울의 새벽 달리기는 밤사이 차갑디 차갑게 젖은 공기가 체 허울을 벗지 못할 때 끝이 나기에 헐떡이는 숨으로 파란 아침 하늘을 바라보며 벤치에 누워 있었던 여름과 가을이 그립기만 하다.


어느 날부터는 새벽에 나서기가 무서워졌다. 짙은 어둠이 새벽이 되어도 가시지 않기에 안전상의 이유로 아파트 헬스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눈을 떠 처음 생각한 나와의 마주침은 보통 ‘굿모닝 하나님’이었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았다. 오늘은 나의 한계를 어떻게 넘어서냐는 깊은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마흔이 넘어서부터 시작한 사회 생활에 어느 조직이든 입사하기만 하면 6개월 후엔 인정을 받았지만, 그 인정에 비한 대가는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경력단절 아줌마임에도 취직한 게 어디냐며 감사해야하는 것인지 급여도 올려주지 않을 생각이면서 아줌마임을 감안하면 그 이상의 연봉협상은 어려운 양 값싸게 내 노동력을 착취함에 또 다시 감내해야하는 것인지 늘 고민이 되었다. 이 나이엔 역시나 한계가 있는 것일까?


한계.


달렸다.

구간속력 7’29”초. 최고기록이다. 5km를 36분에 주파했다. 이렇게도 달릴 수 있었다.

그동안은 천천히 적당히 무리하지 않고 달렸었다.

그런데 오늘은 아무 생각도 나지 않도록 달려 보았다. 평소 땀이 잘 나지 않았었는데 흥건해졌다.

기분이 좀 나아졌다. 내일은 더 빨리 달려볼 생각이다.


나는 아직 내 한계를 만나지 못했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