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진 - 2024.11.06. / 발라드, 인디 락
https://youtu.be/_6SWra3PZu8?si=4Ref2hs4x74nFFGd
[앨범 소개]
마치 나무의 나이테처럼, 우리의 삶에도 다양한 굴곡과 흔적이 새겨진다고 생각하여, 인생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순간들을 아름답게 그려낸 곡들로 구성하였으며,
가끔은 울퉁불퉁하고 끊어져 있지만, 그 모든 줄들이 모여 우리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는 생각으로, 우리들 주변의 살아가는 인생의 흔한 이야기들을 흔하지 않은 음악으로 담아내었다.
[가사]
눈을 떠보니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순간들
어른이 되었고
나를 감쌌던 어두운 그림자 모두
어느새 그늘 막이 됐네
내 맘에 비친 조그만 모습에
많은 날을 잠 못 들며 지샜고
생각해 보니 그런 내 모습도
나의 소중한 조각들이었네
나의 모든 순간들 그려지고 있는 나이테 같아
눈을 감고 한 줄을 또 그었네
슬픈 나의 기억은 나를 옭아매던 아픈 기억은
떨어진 눈물로 흘려보냈네
꿈만 같았지 지나온 모든 날들이
스쳐 간 수많은 사람들
추억이라고 기억을 미화시키며
나를 더 단단하게 했네
내 맘에 비친 조그만 모습에
많은 날을 후회하며 지샜고
돌이켜 보니 그런 내 모습도
나의 소중한 경험들이 됐네
나의 모든 순간들 그려지고 있는 나이테 같아
눈을 감고 한 줄을 또 그었네
슬픈 나의 기억은 나를 옭아매던 아픈 기억은
떨어진 눈물로 흘려보냈네
눈을 감고 한 줄을 또 그었네
[사색 나눔]
나이테는 그어진 수만큼 대략적인 나무의 나이를 알려줍니다. 그만큼 나무는 살아온 동안 수많은 순간들의 연속을 거쳐온 것이겠지요. 따뜻한 햇빛과 양분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랄 때도 있을 것이고, 거센 비바람을 맞으며 꺾일 위기도 맞이했을 겁니다. 비록 사람처럼 움직이거나 생각할 수는 없더라도, 분명 그 나이테 속에 그 굴곡들을 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 의미로 이 노래는 우리의 삶에도 '차곡히 그어진 나이테'를 생각해 보도록 이끌어줍니다.
곡을 소개하는 저로서 먼저 어린 시절의 순간들을 돌아봅니다. 무엇보다도 가족들과의 시간이 떠올랐습니다.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아빠, 하나하나 정성껏 식구들을 챙겨 온 엄마, 걸어가는 길 온전해지도록 마음 다해 기도하는 누나의 모습이 보입니다. 더불어 그 중간에 스며든 역경도 보입니다. 경제적 어려움과 갈등 속 서로를 헤아리지 못한 순간들도 저의 나이테 속에 울퉁불퉁하게 그어졌습니다. 그만큼 저의 마음속 옭아맸던 아픈 기억이라 볼 수 있는 거겠죠. 그럼에도 그 굴곡을 나이테 속에 남겨둔 채, 누구보다도 서로를 아끼는 게 더욱 돋보입니다. 충분히 눈물로 흘려보냈고, 이제는 소중한 조각들이라 말할 수 있기에 말입니다.
그 후로 성인이 된 현재로 넘어가 봅니다. 안쪽에 그어진 어린 기억 바깥으로 겹겹이 그어져 있네요. 스스로 독립해서 거쳐온 여러 과업 속 성장한 모습에 장하다 여기면서도, 아쉬움과 자책으로 조그마하다 여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조각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완성시켰으니, 지우려 애쓰기보단 이어지는 삶 속에 차곡히 남겨보렵니다. 그러니 때론 미련이 앞서간다면, 힘겨운 눈을 감고 한 획을 긋는 '대담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 안에 있는 나이테는 어떻게 그어져 있나요? 울퉁불퉁하게 보인가요, 또는 중간에 끊어져있기도 한가요. 각자 그 삶은 굴곡의 시기도 다를 것이고, 느껴지는 감정과 생각도 또한 그럴 겁니다. 그렇다면 순간마다 살아온 자신을 다독여보고, 그중 안식이 되었던 시기가 있다면 그늘막을 마련해 보면 어떨까요? 우리 모두 소중한 나이테를 간직한 나무이기에, 그 서사를 담은 이 노래도 함께 들어보길 권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