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남편과 촌집의 텃밭에 모종을 심으며 올해는 애플수박과 참외를 심어보자며 모종을 두 개씩 사 왔습니다.
애플수박의 잎은 넓게 자리를 차지하며 무성하게 번져 나갔습니다.
그리고 여름이 되며 수박이 달렸습니다.
초록색에 검정 줄무늬가 점점 진해지며 커져갔습니다.
"우와! 신기하다 수박이 달렸네요!"
"그런데 익은 걸까? 안 익은 걸까?" 수박의 크기는 보통의 애플수박 크기로 컸는데 속이 익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촌집의 마당이 초록으로 가득한 어느 날 남편의 친구들이 촌집에 놀러 왔습니다.
친구들은 마당을 구경하며 이것저것 살펴보다 애플수박이 다 익은 거라며 따 왔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수박의 반을 가른 순간.
"아..." 하는 탄식과 함께 하얀 속살이 드러났습니다.
아직 때가 아닌 것을 너무 일찍 따버렸습니다.
아쉽게도 친구들은 애플수박의 맛을 볼 수 없었습니다.
비슷한 크기로 자라고 있는 수박을 언제 따야 할까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심은 모종의 한 줄기는 애플 수박의 크기인데 한 줄기는 수박이 자꾸 커졌습니다.
경계석으로 된 담에 매달려 있는 수박은 날로 크키가 커져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습니다.
'똑똑' 수박을 두드려 보면 '통통'하는 맑은 소리가 납니다.
남편이 "다 익은 게 아닐까?"라고 했지만 나는 지난번처럼 안 익은 수박이면 너무 아까울 거 같은 마음에 "아녜요! 또 속이 안 익었으면 지금까지 기다린 보람이 없잖아요! 조금만 더 기다려봐요"라며 수박 수확을 말렸습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수박은 꼭지에 있는 솜털이 힘이 없어지거나 노르스름하게 변하면 익은 거라고 합니다.
남편과 나는 잘 익었을 거 같은 애플수박을 하나 따서 잘라 보기로 했습니다.
사과처럼 애플수박 껍질을 벗겨내니 빨간 속살이 드러납니다.
"와~~~ 잘 익었다!"
빨갛게 잘 익은 애플 수박은 과즙이 주르륵 흐르며 달고 맛있었습니다.
"성공!"
수박모종인지 애플수박 모종인지 구별은 못하지만 맛있는 애플수박의 맛은 보았습니다.
이제 남아있는 수박이 잘 익기를 기다립니다.
유난히 더운 올여름, 수박이 익어가는 시간을 기다리며 수박의 초록잎 같은 시원한 마음으로 촌집을 즐기며 지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