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야 행복하다고?

생각의 힘

by 달그림자

"웃으라 하네"


무언가 생각을 할 때 표정은 속일 수 없는 것 같다. 하나의 생각에서 계속 꼬리를 물고 떠오르는 생각은 집요하게 달라붙는다.


미움과 원망을 바닥에 깔아놓고 살고 있던 때에 내게는 특별한 생각이라는 것이 떠오르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남편의 죽음 이후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받는 전화는 "언제 돈을 줄 거냐"는 말 뿐이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돈조차 제대로 해결할 수 없는 지경이 허다했고 숨 가쁘게 벌어도 늘 부족했다. 온통 빚에 치어 날마다 돈, 돈, 돈하며 전전긍긍했던 내게는 화가 난 것처럼 늘 격앙되어 있는 모습뿐이었다.


이런 나의 모습으로 아이들을 대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짜증이 섞여 나온다는 것을 어느 순간 깨닫고 미안함을 느끼고 있을 때였다.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하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 윌리엄 제임스의 말로 익히 알고 있던 말인데 그날은 새삼 가슴을 파고들었다. '그렇구나' 내가 큰 것을 놓치고 살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단지 그 ' 빚'이라는 이름이 준 무게 하나로 스스로를 어둠으로 집어넣고, 자신을 메마르게 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웃어보려 했다. 그런데 얼굴 근육이 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큰 충격이었다. '웃는 것이 이렇게 어려웠었나?' 아무것도 아닌 작은 일에도 '까르르' 웃던 것이 나의 모습이었는데, 어둠의 신이라도 된 것처럼 웃음을 잃고 웃을 줄 모르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것으로 나의 심각성을 알았다. 그것은 나의 마음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일깨우고 있었다. 웃지도 못할 만큼 근육이 굳어질 수 있음에 정말 놀랐고, 그런 마음으로 살아온 나를 지켜봐야 했던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그깟 '빚'이 웃는 것조차 힘들게 만들 만큼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어처구니가 없었다.


'내 마음이 그랬구나' 고작 '빚'이라는 그 무게하나로 앞으로의 내가 무엇을 하게 될지 어떤 것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 채, 스스로를 죽이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도 한심했다.


이후 난 무슨 일이 있어도 웃음을 잃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내가 웃지 않는다는 것은 세상에서 나의 꿈도 희망도 모두 지워 버리는 일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굳은 얼굴의 근육을 풀기 위해 볼펜을 입에 물고 웃어보았다. 웃는 것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던 얼굴 근육이 스스로 자연스럽게 느껴질 때까지 볼펜을 물고 연습을 했다. '살다 보니 웃는 것까지도 연습을 하게 되는구나.' 그러나 생각하는 것도 연습을 해야 할 판이다. 나의 생각이 잘못되어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미 세상에 없는 남편을 원망하고 미워하는 그 생각을 지워버리지 않는 한 나의 모든 것은 반복될 것 같았다. 그동안의 생각들이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음을 느꼈다.


다른 생각을 하며 다른 나의 표정으로 다른 삶을 살기로 마음먹었다. 이젠 나의 마음에 원망과 미움으로 가득 차 있던 것을 없애고 그 자리에 나의 꿈과 희망으로 채워 넣기로 했다. 그리고, 그 결과 도저히 헤어나지 못할 것 같았던 그 암흑 같은 날들에서 벗어났고, 완전히 다른 나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좀 더 밝고 좀 더 희망적이고 좀 더 진취적인 모습으로...


화가 나면 흥분된 상태로 시야가 좁아지며 모든 좋은 생각들이 잘 떠오르지 않고 올바른 판단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미움과 원망하는 마음 또한 화가 난 것과 같은 상태, 아니 그 보다 더 극한 상태였던 것 같다.


나의 마음은 나의 생각으로 달라진다는 것을 절절하게 깨닫게 되었다. 나의 괴롭고 힘든 마음은 나의 생각을 돌아보면 그 원인을 알 수 있다. 그 생각을 바꾸면 나의 마음이 가라앉게 된다는 것을 수시로 경험해 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생각을 해보려 해도 환경이 그것을 방해할 때가 많았다. 그러나 그것도 반복된 나의 생각 바꾸기 연습으로 마음도 점차 달라질 수 있었다. 그런 가운데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갖게 되었으며 자연스럽게 일의 환경도 바뀌었다.


생각의 전환으로 모든 것이 바뀔 수 있음을 알게 되면서, 웃는 것을 연습해야 했던 것처럼 생각하는 것도 연습을 했다.


비로소 어둠 속의 '나'가 아닌, 스스로 길을 만들어 나가는 여정의 주인으로 세워졌고, 이 모두는 웃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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