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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den Kim Jun 29. 2023

10. 이름 있는 기업에서 데려오고 싶어요

Feat. 조직 적응

Hiring Manager 들과 채용 관련 미팅을 가면 가장 많이 듣는 소리 중 하나이다. 흔히 말하는 ‘삼현슥’ 또는 ‘네카라쿠배’ 출신들을 채용하고 싶어 하는 눈치인 것이다. 대기업 경력이 있는 후보자들이 성과를 더 잘 낼 것 같고 체계적으로 업무를 해왔기 때문에 선호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채용담당자 입장에서도 사실 체계적인 업무 환경에서 일해온, 소위 잘 나가는 기업에서 데려오는 것이 여러 관점에서 더 낫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는 함정이다.


대기업 출신들이 꼭 일을 잘할까?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연구진이 수천 건의 관련 연구 및 논문을 통해 밝혀낸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이전 직장에서의 근무 경력과 새로운 조직에서의 업무 성과 사이에 의미 있는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즉 이전 직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해서 꼭 현 직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평판 조회, 심층 면접들을 통해 어느 정도 채용 과정을 보완할 수는 있지만 이것만으로 후보자의 검증이 완벽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럼 후보자의 검증을 정확하게 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아이오와대와 미시간주립대의 공동연구에서는 가장 타당한 방법으로 작업 테스트를 꼽았다. 즉 실제로 맡게 될 업무를 일정 기간 시켜보면서 이 사람의 업무 능력을 검증하는 것이다. 동시에 이 사람의 문화 적합성과 얼마나 조직에 빠르게 적응하는지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이 연구에서는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말하는 수습제도가 이러한 테스트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수습제도는 잘못 운영할 경우 근로기준법 위반사유가 될 수 있어 대단히 까다롭고, 그러기에 작가가 거쳤던 회사에서도 형식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럼 어떤 방식으로 해야 조직이 필요로 하는 사람을 적시에 채용할 수 있을까?


사실 이 부분에 대한 논의를 하자면 끝도 없을 거 같다. 작가 역시 채용 담당자로써 7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했지만 언제나 사람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한국 기업의 채용 전형 특성상 2,3번의 인터뷰로 이 사람을 판단하는 것 역시 어렵다 (구글에서 인터뷰를 8번 본다고 들었던 거 같은데 이해가 된다) 그러다 보니 고스펙을 가진 후보자를 찾게 되고 더 체계적인 대기업에서 근무 경험을 쌓은 분을 찾게 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회사는 조직의 방향에 따라 그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성과가 모든 것을 대변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 분이 오셔서 얼마나 회사에 기여를 할 수 있는가도 중요하지만 이 분이 얼마나 조직에 잘 녹아들고 얼마나 조직에 계신 분들과 합이 잘 맞는지 등도 꼭 봐야 할 부분이다. 회사도 결국 사람 사는 곳이 아닌가?


결국 우리 조직에서 필요한 인재는 일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우리 조직에 잘 녹아들지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사람이 조직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력을 온전히 드러내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성과를 잘 내게 하려면 그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조직의 의무이자 목표이기 때문이다. 요즘 많은 회사에서 온보딩을 프로그램화하는 부분 역시 이를 염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회사는 결국 성과를 내야 하는 조직이다. 그러기 위해선 성과를 낼 줄 아는 조직원을 영입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영입된 직원이 얼마나 성과를 내게 만드는지 역시 중요하다. 우리는, 우리 조직은 그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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