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나와 나누는 편지

마리혜, 괜찮아

by 마리혜


아, 정말. 마음이 왜 이렇게 뭉클한 거지?

그 이유는 새벽 배송된 「엄마의 문장」에서 다섯 번째 인생 단어를 받고서지.


오늘의 주제 ‘괜찮아’ 이 말 너무 괜찮지 않아. 마리혜? 나는 ‘괜찮아 그럴 수 있어.’라는 말을 우리 아이들을 키울 때보다, 손주들에게 자주 쓰는 말이었어.


그런데 오늘 아침엔 이 단어가, 나에게 건네는 격려의 말로 받아들였어. 마치 엄마가 손을 잡아 주는 것처럼 따뜻하고 편했어. 엄마도 가끔 나에게 그러셨거든.


표현이 조금 부족하고 모자라면 어때. 어설퍼도 괜찮아. 지금 그대로의 마리혜도 참 좋아. 진심은 다 통하거든. 그러니까 힘내자 마리혜! 라고.


나 가끔 이렇게 다정한 위로와 격려의 말이 필요했거든. 요즘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어.


씩씩한 척. 외롭지 않은 척. 꿀리지 않은 척. 아프지 않은 척. 이런 것들이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어.


이제는 씩씩하지 않아도, 꿀려도, 외롭고, 아프다고 말해도 좋을 때라고 생각해. 작은 꿈 하나 정도는 애써 키워도 될 나이지. 괜찮아. 할 수 있어. 힘내, 마리혜!


최근에 마리혜의 마음을 엄청 크게 다치게 한 일이 있었잖아. 그럼에도 중심을 잘 잡고 이겨내 준 건 대단해. 상대방의 마음을 조금만 헤아려 준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일을 순간적인 이기심이 여러 사람을 힘들게 했지.


마리혜를 조용히 지켜보니까, 오히려 마음을 다치게 한 사람 편에서 이해하려고 애쓴 덕분에 조용히 잘 마무리되었잖아. 그래도 그 휴유증은 한참 갔어. 한 사람의 이기심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뼈저리게 느끼는 기회가 되었어.


이해하려고 했던 것은, 너른 마음이 아니라 억지로 이해하려고 애썼을 뿐. 본 마음이 아니었다는 것도 잘 알아. 그럴 수 있어.


지역 사회에서 안정된 위치에 있는 분이고, 지혜롭게 여겼던 모든 생각들이 가식이었나? 한순간에 실망감을 안겨 준 충격이 더 컸었잖아. 그래서 말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던 거겠지.


지금까지 살아보니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살 순 없더라.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느끼게 될 때가 있어. 별일이 아니니까 잊은 듯 살다 보면 오히려 공부가 되고 추억으로 말할 때가 있을 거로 생각해.


가끔 그날의 생각들이 슬그머니 올라오기도 하겠지. 그럴 때 너를 지켜보는 나에게 말해줘. 가슴 속에 담아만 두지 말자.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