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거울 앞에 서서 생각한다.
나는 누구인가.
그러나 그 질문은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어색하다.
마치 지나간 연인을 붙잡으려는 듯, 과거의 '나'를 찾아 헤매는 느낌이다.
어쩌면 더 정확한 질문은 이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 나는 누구인가?”
나란 사람은 생각보다 자주 바뀐다.
어제는 용감했지만 오늘은 망설이고,
어떤 날은 지나치게 친절하고, 어떤 날은 스스로조차 낯설 만큼 차갑다.
그 변화가 부끄러워 오래된 자아에 나를 억지로 끼워 맞추기도 한다.
하지만 애써 ‘일관된 사람’으로 보이려는 그 의지는
우리 삶을 조금씩 숨 막히게 만든다.
사람들은 흔히 이렇게 말한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그러나 ‘원래’라는 단어는 편안함보다는 정체를 가져온다.
그 말 뒤에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숨어 있고,
과거의 버전이 지금의 나를 억누른다.
우리는 변한다.
의도하지 않아도, 성장하거나 무너지고, 사랑하거나 멀어지면서
알게 모르게 조금씩 달라진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어떤 고정된 진짜 나’를 찾으려 애쓴다.
마치 그것이 있어야만 삶이 덜 불안할 것처럼.
하지만 진짜 나라는 건 어딘가에 정답처럼 존재하는 게 아니라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 지금 내가 내리는 선택, 지금 내가 건네는 말에 있다.
어제의 나는 설명일 뿐이고,
내일의 나는 아직 쓰이지 않은 초안일 뿐이다.
그래서 오늘만은 나에게 물어보고 싶다.
지금,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그 질문에,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오늘의 감각으로 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