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G)가 결여된 혁명들(1/7)

by 감각의 풍경

제2장. 구조(G)가 없을 때:

실패한 혁명의 조건

© 휘각(揮珏). CC BY 4.0. 출처 표기 필수

혁명은 대개 감정의 폭발로 시작된다.

광장은 빛나고, 사람들은 새로운 세계를 꿈꾼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혁명의 이름 아래 열광했던 군중은 다시 침묵하고,

낡은 권력은 다른 얼굴로 돌아온다.

왜 어떤 혁명은 제도화되지 못하고,
다시 실패로 되돌아가는가?


이 장은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첫번째 시도다. 우리는 혁명이라는 거대한 호흡이

어디에서, 무엇이 빠져서, 어떻게 무너지는가

해부하려 한다.


앞서 1장에서 우리는

세 개의 축과 세 개의 결—

G·E·O(구조, 감정, 존재)와

Q·C·D(결여, 시대/속도, 방향)

로 혁명의 본질을 설명했다.


이제 그 여섯 축을 하나하나 따라가며,

역사 속 혁명들이 어떻게 성공하거나 실패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들과 함께 살펴볼 것이다.

이 장에서는 그 첫 번째 축인 구조(Governance)에 집중한다. 왜냐하면 수많은 혁명 사례를 통해

우리는 명확한 결론 하나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구조가 없는 혁명은
단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다.


혁명은 열정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감정은 불씨일 뿐이다.

불은 타오르되,

불을 담을 그릇이 없다면 모두를 태우고 사라진다.

구조란 바로 그 그릇이다.


정권이 교체되어도 새로운 헌법이 설계되지 않으면,

민중이 광장에서 승리해도 그 감정을 제도화하지 않으면, 혁명은 끝내 무너진다.


감정을 지지할 수 있는,

존재를 수용할 수 있는 질서,

공통의 윤리를 지속시키는 ,


이것이 바로 G의 역할이다.


혁명은 불씨처럼 시작되지만,

구조 없이는 끝내 불꽃이 꺼진다.


우리는 지금부터 구조(Governance)의 결여가

혁명의 실패에 어떤 방식으로 작동했는지를

살펴보려 한다.


감정(E)이 아무리 타올라도,

존재(O)가 아무리 윤리적이어도,

그것이 머물 수 있는 제도적 틀이 없다면,

혁명은 소멸하거나 폭력으로 귀결된다.


이번 장에서는 우리가 전체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한

40여 개의 혁명 사례 중에서

G가 결여된 대표적 사례를 선별해 다룬다.


이 중에는 잘 알려진 현대 혁명뿐 아니라,

고대·중세의 대표적인 민란,

그리고 근현대적 전환기의 실패한 반란까지 포함한다.


그중 다섯 개는 본문 분석 대상으로 다루고,

나머지 다섯 개는 참고에서 간단히 요약 정리한다.


본문에서 다루는 G 결여 혁명 사례들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이 사례들을 통해 다음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혁명은 왜 실패했는가?” 그리고

그 실패는 구조의 부재와
어떻게 연결되는가?

이 장의 본문에서는

미얀마, 홍콩, 이란, 동학, 안록산의 사례를 분석한다.


감정은 있었지만, 헌정은 없었고,

정치적 상상력은 있었지만,

제도화되지 못했던 그 실패의 장면들.


이어지는 참고에서는 그 외의

고전적 민란과 최근 실패 사례들을 요약 정리하며,

구조 없는 혁명은 한결같이 꺼진다

교훈을 재확인할 것이다.


혁명은 감정의 불씨로 시작되지만,

구조라는 그릇 없이는 불꽃을 유지할 수 없다.

이제 우리는, 그릇이 없었던 혁명들을 살펴본다.


그 구조의 결여가 만든 첫 번째 현장은 미얀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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