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께서 즐겨하시는 말씀이 있었어요.
'입으로만 욕하는 게 아니야. 눈으로도 욕하지. 그러니 얼굴 관리를 잘해야 해.'
얼굴관리의 의미는 표정관리를 잘 해라는 거지요.
고객이 컴플레인할 때 웃는 얼굴에 비타민 관리 한번 더 해드리고 불만이 가득한 얼굴엔 직원인 우리들도 사람인지라 맘이 다칠 때가 있습니다.
특히 병원에서 고객과 접점 지점에 있는 간호사, 피부관리사는 감정노동자입니다.
한때 논문의 단골 주제였지요.
<감정노동자의 직무스트레스..>
그러면 제가 일하는 병원은 무엇을 팔까요?
눈에 보이는 화장품인 제품을 팔기도 하지만 결국 무형의 서비스를 판매하는 곳입니다.
레이저나 기기의 도구를 의사가 활용해서 고객의 얼굴을 좀 더 이쁘고 건강하게 해 드리는 관점에서 의료서비스입니다.
탈모가 심해서, 허리 치수가 자꾸 늘어서, 기미가 더 진해져서, 탄력이 떨어진 볼 때문에 저마다의 다양한 이유로 병원을 방문하십니다.
모든 미용적 이유 중에서 상위권의 병원 방문 목적 세 가지는 과연 무엇일까요?
바로 다음의 세 가지 키워드로 압축됩니다.
1. 미백
2. 탄력
3. 비만
그러나 오해를 하면 안 됩니다.
미백을 이렇게 비교하면 곤란하지요. 친구는 피부가 하얗고 나는 까만 편인데 친구처럼 하얗게 만들어 주세요.
그런 재주 있는 의사 세상에 없습니다.
탄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친구는 눈가에 주름도 없고 입가에 처진 것도 없는데 저는 왜 이래요? 친구처럼 만들어 주세요.
이렇게 탁월한 능력 있는 의사 있으면 우리 병원 뒤로하고 저부터 갑니다.
친구가 10 킬로그램 넘게 뺐는데 왜 저는 안되죠? 더 독한 비만 주사 없나요?
친구는 65 킬로그램에서 55 킬로그램 되었지만 당신은 58 킬로그램인데 48 킬로그램 되기는 힘들어요.
미백, 탄력, 비만을 이유로 많은 분들이 피부과에 오시지만 제일 중요한 개념이 있어요.
친구보다 누구보다가 아닌 이전의 나와의 비교가 핵심입니다.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유전자를 따져보니 울 할머니의 할머니의 그 윗대 조상 할머니가 흰자가 안 보일 정도로 눈이 작아서 가족 중에서 나의 눈만 유난히 작은 가봐~
이럴 때 조상 탓을 하는 거지요.
남과의 비교가 용납이 안 되는 곳이 피부과입니다.
유전자가 다르고 생활 습관이 다르고 처해진 환경이 다르고 직업이 다르고 성격이 다 다르니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것이 다르고 피부의 민감도도 차이가 나는 겁니다.
까만 피부의 고객이 미백 관리를 받는 것은 자외선에 의해, 때론 직업군에 의해 노출이 심해서, 상처 입고 건조해진 곳을 화이트닝 해주니 이전보다 맑은 피부를 갖게 된 것이지
친구보다 더 하얗게 가 아니지요.
웃는 습관 때문에 주름도 자연스럽게 잡힙니다.
그 친구가 왜 주름이 없냐고요? 잘 웃지 않잖아요.
당신은 잘 웃잖아요. 웃는 주름을 두려워 마세요. 마구마구 웃으면서 잡히는 주름은 이쁩니다.
갱년기로 노화로 살이 찌는 당신 스스로를 자학할 필요가 없습니다.
호르몬이 그렇게 만들고 있어요.
얼마나 대단한 의지를 가져야 자연적인 살찜을 막을 수 있을까요?
우리는 흔하디 흔한 한국의 미용 메디컬을 자주 접하고 이용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져야 할 미용적 가치관이 있어요.
하얀 피부를 만들려고, 주름 없는 얼굴을 원해서, 아이 둘의 엄마이기를 거부한 처녀 적의 몸매를 그리워한다면
당신 삶을 부정하는 겁니다.
때론 남편과 싸우고 밤늦게 소주에 라면을 안주삼아 칼로리 폭탄을 섭취하기도 하고,
실컷 곗돈 타서 탄력 레이저 했더니 아들 성적이 내려가 눈꼬리가 입꼬리에 닿으려 할 때 있잖아요.
산다는 게 희로애락의 연속이라면 우리의 삶 속에서 피부과의 이용은 블랙핑크와 BTS의 외모가 목적이 아니에요.
세월의 흔적을 없앨 수 없고 없앨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조금 피부과의 도움을 받는 거지요.
건강하게 늙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