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궁리

by 백당나귀

살면서 늘려야 하는 기술이 있다면 가볍게 토스하는 테크닉이다.

진지하게 장황하게 무겁게는 근육의 세력이 약해져서 기피하거나 버티기 어려워진다.

누군가의 말이 날카로웠다면 비수처럼 박아놓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툭 쳐내고, 내가 가진 짐이 무겁다면 가볍게 소분에서 지는 법을 알아내고, 새로운 변화가 오면 작은 것부터 가볍게 도전해 보는 것이다.


사무실에서 눈치를 보는 후배가 더러 있다. 상급자의 기질에 따라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그럴 때 후배 또는 나는 주눅의 모드에서 목소리도 행동도 조심스러워진다. 사회생활에 이 정도 허들은 없으랴? 퉁치는 생각으로 넘길 때도 있지만, 후배는 그렇지 않은 듯했다. "oo이 소시오패스예요? 왜 아침부터 저래" ㅇㅇ이 자리를 비우면 후배는 소리 내어 감정을 쏟아낸다. 그 파급은 동조를 불러일으키지만 생존서식지라 길지 못하다. 생태계의 순리처럼 피라미드 감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살궁리를 해야 한다. 최상위는 우리(후배와 나)를 건들지 않는다. 최상위 포식자는 구체적인 오더를 주지 않는다. 자아실현을 하러 출근한 모습이다. 그 아래 포식자가 다 알아서 정리하고 가장 얇은 보고서 한 장만 읽고 o, x만 선택한다. 피라미드 감옥에 있는 동안 이 체계는 유지된다. 피라미드 속 우리는 쓰임새 역할을 가진 원자이며 다양한 원소들의 집합이다. 거부할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최대한 에너지 소비 없이 가볍게 받아들이자. 나의 기분이 아닌 상급자의 기분을 받아들이지 말고 가볍게 토스해 버리자.

방법은?

훈련!

가볍게 쳐내버리는 나의 훈련


여자배구와 남자배구를 볼 때 경기룰을 몰라도 힘의 차이는 단번에 알 수 있다. 힘은 속도에 비례하니 너무 빨라서 공이 바닥에 어떻게 떨어졌는지 모를 때도 있다. 그런데 경기를 계속 보다 보면 힘으로만 경기를 하지 않음이 보인다. 강한 스파이크보다 가벼운 토스로 경기를 살릴 때가 있다. 우리 삶도 그럴 때가 필요하다. 매번 블로킹당하거나, 때려맞거나로 끝나지 않는다. 가볍게 토스를 해보는 것이다.


이럴 때 나는

'네 하고 싶은 말씀 다 하세요' 하며 유체이탈을 한다. 비겁하다기보다 천적과의 싸움은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뭐라고 말하는지 들리지도 않고 내용도 늘 비슷하다.

다음 단계는 눈치 보거나 주눅 없이 성큼 다가가 "ㅇㅇ님 말씀하신 일 정리해 볼까요?" 그러면서 일로써만 관계 맺기를 시도한다. 업무의 상급자이지 내 인생의 상급자는 아닌지라 그 ㅇㅇ님의 감정적인 무대에서 오래 놀고 싶지 않다. 소문자 i도(극한내향인) 하다 보면 이게 됩니다.

가볍게 흘려듣던 쳐내든 죽고 사는 일보다 심각한 일은 없기 때문에 필요이상 마음 쓰고 힘들어하지 않으려 한다.


월요일 출근길은 누구나에게 무겁다.

가볍게 한 발씩 떼보면 마음도 몸도 가벼워진다.

몸과 마음이 동시에 같은 방향일 때 일이 성사된다는 것이다.

오늘도 사방에서 오는 공격 가볍게 툭 쳐내고 잘 지내보자(천적은 맞서 싸우는 게 아니라 36계: 손자병법)

"헬로~먼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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