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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물들다 06화

파란색

'씀'에 썼던 글을 조금 수정해서 옮겼다.

by 양심냉장고

파란색 하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가족들에게 물었다.


여덟 살인 막내는 바다를 말했다.

중학생인 둘째는 풍선이라고 말했다.

왜냐고 물었더니 그냥 풍선이 떠올랐단다.

고등학생인 첫째는 학교에서 아직도 안 돌아왔다.

아내는 수렁이라고 했다.

검푸른 깊은 웅덩이가 떠오르는 것이 조금 우울해지려나 보다.


나는 무엇이 떠오르나 생각했다.

S사의 로고와 대형매장의 파란 출구 표지가 떠오르고 나서

다른 생각이 별로 나지 않았다.


여든이신 엄마는 공교롭게도 막내와 같이 다시

바다를 말했다. 하지만 같은 바다는 아닐 것이다.


바다에서 시작해서 바다로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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