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거인 AI편

by 이엘

하늘과 땅의 전쟁이 끝난 후 마레 잔당과 에르디아 수뇌부는 히스토리아 여왕과 연합 그리고 마레의 뮬러 장관의 중재로 평화 조약을 맺었다. 하지만, 가족을 잃은 원한을 잊지 못한 마레의 주민들은 에르디아를 향해 테러 행위를 벌였고 그로 인해 에르디아와 마레는 다시 한번 전쟁을 벌이게 되고 전 세계에는 산발적인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한편 세계는 땅울림 이후 큰 변곡점을 맞이했다. 땅울림에 대한 공포가 전 인류에게 각인된 이래로 인류는 거인이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기술 발전에 열을 올리게 된다. 그리하여 세계는 땅울림마저 능가하는 기술력을 가지게 된다. 그렇지만, 그러한 기술은 역으로 환경오염, 디지털 범죄 사이버 전쟁 등의 형태로 인류를 위협하게 된다.


땅울림 100년 후


땡땡땡


수업 종이 치는 소리다. 나는 점심 먹는 것도 잊고 수업을 듣기 위해 401호실로 달려갔다. 이 수업은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수업이기 때문이다.


오늘 듣는 이 수업은 ‘미래사회와 인류’라는 수업이다. 이 수업은 변화하는 미래에 우리 인류가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론을 배우는 과목이라고 말 할 수 있겠다. 나는 평소에 인류사와 미래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았기에 이 수업에서 고득점을 받는 것은 자신이 있었다.


끼이익


문을 열고 들어가니 수많은 학생이 이미 있었다. 역사라는 과목 자체가 학생들에게 인기없는 과목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사람이 많은 이유는 이 과목의 교수가 땅울림을 막은 전설적인 인물인 아르민 아르레르트이기 때문이다.


내가 수업 카드를 찍고 들어오자 아르민 교수가 지팡이를 짚고 칠판을 탁탁 쳤다.


"자 출석 인원도 다 찼으니 이제 수업 시작하겠습니다."


아르민 교수는 흠흠 콧기침을 하고 말을 시작했다.


“2000년 전 에르디아 민족의 시조 유미르가 x와 접촉하고 난 후 에르디아 민족은 거인의 힘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에르디아 민족은 거인의 힘을 이용해 타 민족을 강압적으로 지배했지요. 이후 거인대전 이후 에르디아의 칼 프리츠 왕이 전쟁을 포기하고 극단적인 평화정책을 수립하여 마레는 대륙에 있는 에르디아인들을 지배할 수 있었습니다.”


“마레는 에르디아가 했던 것과 같이 에르디아인들을 이용해 대륙의 패권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세계 연합을 결성해 에르디아인들을 전멸시키려 했지요. 하지만……”


“세계의 진실을 안 에렌 예거라는 청년이 땅울림을 발동해 전 세계 인구의 80%를 학살했습니다. 저와 미카사를 비롯한 연합은 그것을 막기 위해 에렌을 죽이고 거인의 기원인 대지의 악마를 소멸시켰습니다. 그 뒤 거인은 사라졌지요 인류 역사에서.”


“다음의 역사는 여러분들이 잘 아실 겁니다. 전 세계에 산발적인 국지전이 일어나고 기술 발전으로 인한 자원 부족과 환경 오염 그리고 땅울림에 준하는 위협인 핵위협까지 있지요.”


아르민 교수는 숨을 고른 뒤 말했다.


“여러분들에게 질문하겠습니다. 거인이 없는 세상 그리고 거인이 있었던 세상 무엇이 다른 것 같나요?”

좌중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그래도 한 학생이 대답하였다.


“그래도 거인이 인간을 씹어서 먹던 시절보단 낫지 않을까요? 그러한 거인의 위협 때문에 기술 발전도 못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교수님.”


아르민 교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학생은 그렇게 생각하는군요. 다른 학생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내가 대답할 차례인가? 나는 교수의 말에 대답하기로 결심하고 손을 들었다.


“어 학생 말해봐요.”


“본질적으로는 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인간이 거인을 이용해 인간을 죽이는 것과 인간이 기술을 이용해 인간을 죽이는 것 그 둘 모두 수단이 다를 뿐 본질은 같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 하나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인류에게 자유의지가 생긴 것입니다.”


아르민 교수는 흥미가 생겼다는 듯이 귀를 기울였다.


“과거 대지의 악마가 있었던 시절에는 우리 모두 정해진 결말을 향해 가야만 했습니다. 땅울림도 그래서 일어났지요. 그렇지만, 대지의 악마가 사라지고 나자 정해진 결말이란 것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우리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지요.”


아르민 교수는 박수를 치며 말했다.


“근래에 들어 아주 괜찮은 답변이 나왔어요. 하지만, 대지의 악마가 있었을 시절에도 자유의지가 없었을까요?”


나는 예상치 못한 답변에 고개를 들었다.


“그 때도 인류에게 자유의지는 있었습니다. 땅울림이 정해진 결과였다고 학계에서 정론으로 논의되곤 하는데 땅울림은 전 인류가 파멸과 증오를 향해 나아간 인과에 의한 결과였습니다. 즉 스스로의 의지가 자초한 결과라는 것이지요. 에렌 예거 혼자서 일으킨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저도 대지의 악마가 어느 정도까지 관여했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인류에게는 분명히 자유의지가 있습니다. 세상은 그 의지대로 돌아가는 것이지 어떤 초월적인 존재만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아르민 교수는 턱을 짚고 말했다.


“반대로 학생은 거인이 없는 세상에서는 자유의지가 있다고 보십니까?”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다. 내가 대답을 못하자 아르민 교수는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SNS의 관심종자, 디지털 성착취범, 사이버 불링 가해자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전부 돈만 보는 비열한 사람들 아닙니까?”


“맞습니다. 하지만, 그 대답은 반만 맞은 대답입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기술이 주는 자극의 노예라는 것입니다.”


“거인이 있는 세상이건 거인이 없는 세상이건 자유의지는 본인의 선택에 따라 달려 있습니다. 본인이 스스로의 자유를 포기하면 노예이고 스스로의 자유를 선택하면 몸이 구속되어 있어도 자유인입니다.”


“여러분들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나는 자유로운 사람인가 그렇지 않은 사람인가? 그리고 현재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에 따라 여러분과 세계의 운명은 좋은 쪽으로도 나쁜 쪽으로도 변화할 수 있습니다.”


아르민 교수는 지팡이를 툭툭 두들기면서 말했다.


“수업 끝입니다.”


아르민 교수가 수업이 끝났다고 말한 후 난 그동안 궁금했던 것을 묻기 위해 아르민 교수에게로 가서 질문을 했다.


“아르민 교수님 아르민 교수님!”


아르민 교수는 내가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자넨 아까 내 질문에 대답했던 학생 아닌가? 무엇이 궁금해서 찾아왔는가?”


“아 전 거인의 전반적인 것에 대해서 궁금해서 아르민 교수님께 물어보려고 찾아왔습니다.”


“그래? 무엇이 궁금하지?”


“네 대지의 악마에 대한 것입니다. 시조 유미르와 접촉한 대지의 악마는 정체가 도대체 무엇입니까?”


아르민 교수는 내 얼굴을 지긋이 바라보더니 나에게 말했다.


“에르디아 제국 하에서는 신 구 마레 정권 하에서는 대지의 악마 과학계에서는 그저 x라고 불리지. 유기생물의 기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네.”


아르민 교수는 조금 생각하더니 다시 말했다.


“자네는 그것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저는 언젠가 아르민 교수님의 저서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책에는 시조 유미르는 프리츠 왕으로부터 살아남길 원했고 그 의지가 x와 만나 거인의 기원이 되었다고 적혀져 있었습니다.”


“아니 내 책의 의견 말고 자네의 생각 말일세.”


“저도 과학계와 똑같은 입장입니다. X는 유기생물의 기원이라고요. 그저 추측에 불과할 지라도 말입니다.”


“자네는 그렇게 생각하는군. 내 생각이 궁금하다고 했지? 나는 x의 정체가 결국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네. 왜냐하면 그것은 심장이 있는 존재에게 힘을 주는 것이니까 말일세.”


“그럼 교수님께서는 그것은 그저 늘어나는 생명이고 의지가 있는 생명에게 힘을 빌려줄 뿐인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맞네,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지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는 결국 x가 아니라 심장을 가진 존재에게 달려 있네.”


“교수님께서는 시조 유미르 이전에 x와 접촉한 생명체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있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지 모든 생명체는 의지를 가지고 있으니까 말일세 심지어 식물에게도 말이네.”


“교수님 그럼 교수님께서는 AI가 의지를 지닌 존재라고 생각하십니까?”


“그것은 알 수 없지 하지만 알 수 있는 것은 AI가 입력된 정보로 인해서 만들어지는 것처럼 우리 인간도 기억하고 있는 정보로 인해서 만들어진다는 것일세.”


“그러한 점에서는 인간과 AI의 차이점이 없군요.”


“그렇지.”


아르민 교수는 한참 동안 뜸을 들이다고 말했다.


“자네의 얼굴을 어디서 본 듯 싶은데 자네 이 대학에 들어올 때 내게 면접을 보았는가?”


“네 면접을 보았습니다.”


“자네 얼굴이 기억이 났어, 자네는 성적 뿐만 아니라 칼 프리츠 왕이 어떻게 3중 벽을 쌓았는가에 대한 논문을 쓴 것으로 이 대학에 들어왔지. 자네의 이름이 무엇이지?”


“제 이름은 존 왓슨이라고 합니다.”


다음날 수업이 끝나고 나는 아르민 교수에게 말했다.


"심장이 뛰고 있는 존재는 우리 인류뿐만은 아닐지 모르지요 그 x란 존재도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르민 교수는 묵묵부답이었다. 하지만 그 침묵에는 어떠한 응답이 있는 것 같았다.


아르민 교수는 내게 물었다.


"자네는 무엇을 위해 심장을 바칠 수 있는가?"


나는 말했다


"저는 제가 믿는 것을 위해 심장을 바칠 수 있습니다."


아르민 교수는 다시 말했다.


"그 믿는 것이 서로마다 다르기에 적은 사라지지 않지 그 굴레는 거인이 사라진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어."


나는 말했다.


"하지만 이젠 그 모든 판단을 Ai가 대신합니다. 인간은 AI에게 책임을 떠넘길 수 있게 되었어요."


아르민 교수는 말했다.


"그것이 지금 이 시대의 가장 큰 비극이네"


나는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예거당이 작성한 마레의 위협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선전 포스터를 보았다. 예거당이 이런 소리를 한 건 어제 오늘 일도 아니었다. 극우 정당이었지만 하층 계급 서민들에게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그들의 구호는 이것이었다. 심장을 바쳐라


집에 돌아가서 뉴스를 틀었다. 뉴스를 틀으니 현 정세에 대한 속보가 나왔다. 100년전 에르디아의 땅울림에 대해 마레의 보복주의자들은 에르디아를 침공해 원한을 갚자며 벼르고 있었고 파라디 섬의 극우당인 예거당도 에르디아 민족에 대한 탄압이 다시는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전쟁을 주장하고 있었다. 두 과격 단체 모두 온건 정부의 진압에도 불구하고 테러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파라디 섬 왕정은 평화를 주장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땅울림의 해묵은 증오 앞에서 소용이 없었다. 에렌 예거 말대로 전부 쓸어버리는 것이 옳은 선택이었을까? 아니다. 전부 쓸어버렸어도 섬 안에서 살육전이 벌어졌을 것이다


나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새가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있었다.


그리고 난 잠에 들었다.


어느날 갑자기 미사일이 우리 집에 날라왔다. 그 미사일은 터지지 않았지만 우리 집을 부수었다. 뉴스 속보에서는 말했다. 마레가 침공했다.


그 뒤 난 깨어났다.


나는 학교에 갔다. 학교에 가니 어떤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어떤 예거당 당수가 우리 아인리히 대학에 강연을 하러 온다는 내용이었다. 난 그 강연에 끌리듯 신청했다


그 예거당 당수의 강연의 강연장에 들어갔다. 그 당수 하인리히 리켈은 목가침을 하더니 우리에게 땅울림의 의의에 대해 설파했다.


"에렌 예거께서는 전세계 연합군의 학살에 맞서 에르디아인들에 대한 증오를 문명째로 일소시키기 위해 땅울림을 감행했습니다. 거기에 대륙에 남아있던 에르디아 인이 휘말렸던 건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그 땅울림이 아니었으면 우리 파라디 섬의 에르디아 민족은 전 세계 연합군에 의해 사멸당했을 겁니다. 혹자는 이렇게 주장할 수 있습니다. 아르민 교수 말대로 대화를 해볼 수 없었느냐... 그때 대화의 여지가 없었다는 건 아르민 교수 본인이 가장 잘 알 겁니다. 그때 우리는 거인으로 변할 수 있는 인종이었고 악마 취급을 당했습니다. 섬에 있는 에르디아인은 동족 상잔을 겪었고 대륙에 있는 에르디아인은 수용소 신세를 겪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대륙에 남아있는 에르디아인은 차별을 겪고 있지요. 전 개인적으로 아르민 교수가 땅울림을 막지 않았으면 이런 증오의 비극은 다신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의 말에 모두가 박수를 쳤다. 그의 말에도 일리는 있었다. 하지만... 그게 제노사이드의 이유가 되는가? 난 하인리히 리켈에게 물었다.


"그렇다고 그게 제노사이드의 이유가 됩니까? 어떤 이유에서건 어떤 사정이 있건 학살은 정당화되어선 안됩니다."


그는 나를 바라보았다. 깊은 눈빛으로 자신도 같은 고민을 해보았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이름이 뭐지요?"


나는 답했다.


"존 왓슨입니다."


"오 이름은 들었습니다. 파라디 섬 최고의 명문대의 본고사에서 1등으로 들어온 학생이라고요. 근데 그렇게 똑똑한 학생이면 우리가 처한 상황을 잘 알텐데 왜 그런 소리를 합니까? 어설픈 이상주의로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보십니까?"


나는 말했다.


"어린아이의 목숨을 지키는 것이 어설픈 이상주의입니까? 당신은 심장을 바친다는 구호의 의미도 모른채 그걸 남에게 강요하는 정치인이자 숲지기에 불과합니다."


좌중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나는 계속 말했다.


"정치인들은 직접 피를 흘리지 않기 때문에 심장을 바치라는 구호를 쉽게 외치지요 하지만 당신이 전쟁터의 군인이라면 그 말을 쉽게 내뱉을 수 있겠습니까? 적어도 그 말은 자신의 목숨을 내던져서 신념을 지켰던 전대

조사병단 단원들만이 할 자격이 있습니다."


계속해서 말했다.


"조사병단 단원들이 꿈꾸었던 거인 없는 세상 그것은 복잡하면서도 단순합니다. 서로 살육하지 않고 자유롭게 일상을 살아가는 것 그것을 위해 심장을 바쳤단 말입니다."


나는 강연장 밖으로 나왔다. 그 밖에서 아르민 교수가 기다리고 있었다.


교수는 내게 한마디를 말했다.


"고맙네 그들을 기억해줘서 그들의 심장은 후대의 마음 속에서 뛰고 있었어."


교수의 눈 속에는 수많은 이들이 있었다.


사샤 브라우스 미카사 아커만 에렌 예거 유미르 코니 스프링거 쟝 키르슈타인 그리고 자신이 죽였던 사무엘과 다즈


아르민 교수는 말했다.


세계수는 모든 걸 지켜보고 있다네 난 죽음 직전에야 그것을 깨달았지


그리고 그는 돌아갔다.


그리고 며칠 뒤 그는 죽었다.


100년전 사람은 이제 없는 것이다.


수십년이 지난 이후 나도 죽었다. 내가 있는 세상에선 전쟁은 일어나진 않았지만 후대에는 어떻게 될까?


수백년 후


파라디 섬의 사람들은 이제 바벨탑을 쌓고 신의 경지를 노렸다. 그리고 자리가 없으니 또다시 전쟁을 벌였다. 전투기가 날아들고 대공 미사일이 하늘을 갈랐다. 그리고 끝엔 강철의 새가 모든 것을 태웠다. 이 모든 것은 7일 안에 끝났다. 세계수는 모든 것을 보고 있었다.


이후 모든 것이 파괴되고 세계수만이 남았다. 그리고 한 소년과 개는 그 세계수 안으로 들어갔다. 그 소년은 이제 선택해야만 한다. 숲을 나올 것인지 헤맬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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