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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사벨라 Oct 01. 2022

습관화하고 싶은 달리기

갖고 싶은 습관

꾸준히 달리기를 하려고 노력하지만 이 꾸준함을 지키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기분이 좋고 힘이 펄펄 나는 날이야 문제없지만 몸이 지나치게 피곤하다고 느껴지는 날들은 괴롭기까지 하다. 힘이 없어서 괴로운 것이 아니라 꾸준하지 못하는 자신을 보게 되는 것이 괴롭다.

 

일 주 전엔 gym에 갔다가  달리기는 고사하고, 10분 정도 걷다가 힘에 벅차 그만 집에 돌아온 적이 있다. 당연히 다음날은 그렇게 힘이 들었으니까 좀 쉬어야 하겠다 하고 쉬고, 그러다 보면 한마디로 만사가 다 귀찮아 그저 집에서 쉬게만 된다.


운전하기 싫어 운동을 거르기도 한다. 일단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다시 외출하기가 어려워진다. 아니 외출을 싫어한다. 그런가 하면 유난히 나가기 싫은 날도 있다. 그때의 핑계는 운전하기 싫은 날 혹시 운전하다가 무슨 사고가 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이상한 기분에 휩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꾸준히 무엇을 한다는 것이 중요하기에 기여코 나가려 한다. 운전하고 무사히 집에 돌아오면 안도의 숨을 쉬곤 한다.


오늘은 그동안 부족했던 잠을 푹 자고 싶다는 자신을 달래고 달랬다. 힘이 들어 일어나기가 어렵겠지만 그저 운동하는 흉내라도 내자고 말이다. 간다는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이다. 그래서 다녀왔다.


이런 말이 있다. 힘이 들거나 우울할 때, 즐거웠던 때를 생각해 보고 그때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생각해 보라고 말이다. 내가 가장 명랑하고 신나 있었을 때를 생각해 보면 적어도 한 달 동안 꾸준히 달리기를 하고 있었던 때이었다. 그래서 더욱더 달리기를 다시 시작하기로 작정했다.


일주일에 여섯 번, 하루 1시간씩 달리기를 하기로 한 것이 새해 계획 중의 하나이었다. 그러다가 계획을 수정하여 일주 일에 다섯 번으로 바꾸었는데 점점 다섯 번도 어려워지더니 지난 한 달은 일주일에 서너 번 하면 다행일 정도로 되더니 드디어 내 몸이 피곤함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한동안 gym에서 이른 새벽에 달리기를 하였다. 정확히 새벽 3시. 젊은 아기 엄마들이 잠자는 아이를 남편에게 맡겨두고 운동을 하러 온 것과 또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둔 엄마들 역시 새벽에 운동하는 것이 참으로 인상 깊었다. 직장에 다니는 남녀들 역시 회사 가기 전에 운동을 하고 가져온 옷으로 갈아입고 곧장 출근하는 것도 인상 깊었다. 참으로 내 자신을 돌보는데 소홀했다는 것을 알게 된 광경이었다.


언젠가 한번 아는 분이 경영하는 책방에 들렸더니 여느 때와 달리 그녀의 얼굴에 생기가 있어 보였다. 무슨 좋은 일이 있느냐 하니 쌩긋 웃으며 일주 전부터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미 여러 손님들이 얼굴에 생기가 가득하다는 말을 하고 갔다며 좋아한다. 운동하기 시작한 경위를 물었더니, 어느 날 한 손님이 책방엘 들렸는데 짧은 치마에 매우 발랄한 모습으로 왔다는 것이다. 나이는 오십 중반이셨는데 그 흔한 배도 나오지 않고 해서 비결을 물어보았더니 운동을 한다고 하더란다. 그래서 나이 육십에 몸을 망치지 않으려고 운동을 하기로 결심한 것이라 했다.


종종 그녀를 생각한다.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는지  말이다. 언젠가 한번 궁금하여 그녀의 책방엘 들렸는데 다시 옛날의 모습이었다. 하는 일이 힘들어 운동을 하지 못하고 했다. 그녀에게 그 생기 있던 모습을 비디오에 담아 보여줄 수 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사는 일이 너무 힘드는데 운동할 힘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 그녀의 말이었다.


꾸준하여 습관화하고 싶은 것이 달리기이다. 달리기를 하지 않으면 오리려 몸이 찌붓해, 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그런 습관을 갖고 싶다. 비록 뛰지 못하고 걷기만 하더라도 무엇인가를 하기로 작성했으면 지키는 그런 습관을 갖고 싶다.



(사진: 2022년 7월. 그리스 산토리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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