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동생들이 생길 줄 몰랐지
큰딸로 살람밑천 맡을 줄 몰랐지
착하게 희생하며 남을 줄 몰랐지
그래도 웃으면서 자란 이 여자여
꽃다운 이팔청춘 시집 갈 줄이야
철없던 젊은남편 받들기 어려워
가난한 막내며늘 이쁨만 있으랴
때로는 쌀독아지 긁으며 살았지
아들딸 편히 낳고 잘살면 좋을걸
하늘도 무심하지 자식을 앞세워
무너진 가슴한켠 눈물로 흐려도
뒤돌아 남은 자식 키우며 버텼지
젊은날 고생이야 사서도 한다고
저멀리 바다건너 남편 일 보내고
남일도 내일같이 견디며 해냈지
그래도 둘도없이 순한 내 엄마여
하늘이 굽어봤나 비온뒤 굳은땅
잘지은 자식농사 고생을 지우니
굽은손 주름살은 돌리지 못해도
가쁜숨 가다듬고 이제는 웃어요
마음도 곱디고운 그시대 여자여
그이름 영원하오 위대한 엄마여
한평생 좋아하던 꽃처럼 살기를
영산홍 붉은황혼 누리며 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