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오 작가 Dec 01. 2022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을 때 나의 생활은 이렇다.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은 때에도 누군가와 함께인지 오래됐다.


지금 혼자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늘 경계하느라 온전하지 못하다. 사무실에서는 누군가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올지 모른다. 서재에선 가족이 신호 없이 들어온다. 책을 읽어도 글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번잡하게 읽은 지 오래다. 그렇듯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은 때에도 항상 남을 주시하고 있다.


‘진실로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을 때’라는 것은 혼자 있다는 것인데. 나에게 ‘혼자 있다’는 건 꽤 오래된 이야기 같다.


남과 함께 있어도 나를 느낀다는 건 어떤 걸까. 그러니 반대로 함께 있어도 외로움을 자주 느낀다. 이것은 오히려 누군가를 지나치게 의식하며 살아온 결과일까.


내 안의 나를 만나야, 비로소 만질 수 있다.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은 때’에 아주 잠깐이라도 나를 만나는 연습이 필요하다.


내가 아무와 나의 경계에 있다.


:: 아무도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의 너머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안경을 닦는다’는 것에 대하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