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다.
나는 이상한 놈이기 때문에, 일을 하는 걸 한다. 글을 쓰는 게 좋다. 정상적이라면 주말에 놀러를 나가야 하는데, 거기서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나가도 멍하니 앉아 있다가 오게 된다.
그걸 너무 잘 인지하게 되면, 안 나간다. 그냥 궁댕이 붙이고 글 쓴다. 나가게 되어도 여자친구가 나가고 싶다고 하면 날 좋다고 꺄르륵 좋아하는게 보기 좋아 나가는 것이고, 그게 아니면 뭔가 해야 할 거리가 있어야만 나간다.
물론, 지금은 여자친구가 없기 때문에 글을 쓰고 싶다. 그래야 정신이 유지가 된다.
오늘은 주식의 '캘린더 효과'에 대해 쓴다. 독자들이 알면 유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캘린더 효과'라는 것은 연간의 거시적 주가 흐름을 말한다. 시기마다 통계적으로 거시적인 오르내림의 흐름이 있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반드시 저렇게 된다는 게 아니라, 저렇게 되는 확률이 높았다고 이해하길 바란다.)
1. 산타 랠리 & 1월 효과
12월 연말부터 1월까지 대체로 주가는 상승한다.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그렇다.
가끔 크리스마스에 주가가 비리비리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때 월가에서 우스갯소리로 산타가 자빠 자고 있다고 한다.
2. 서머 랠리
6월, 7월에 대체로 주가는 상승한다. 이유 중요하지 않다. 돈 벌려면 이유보다는 결과에 집중하는 게 속편하다. 이유 줄줄이 설명하는 놈들 다 잘난척 하려고 그러는 거다. 아무 의미 없다.
3. 허니문 랠리
이건 매년 오는 건 아니다. 미국에 대선이 치러져, 새로운 정부가 공식적으로 출범하면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 그걸 지칭한다.
4. 이름이 없다. 그냥 내가 붙인다. '졸라구 재미없는 가을'
9월, 10월에 대체로 비리비리하다. 역사적으로 가장 수익률이 저조하다. 이때를 견디기가 어려워 불나방처럼 쏘아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이성적으로는 그러지 말아야 한다. 모든 전략은 확률을 기반으로 제작되었고, 확률은 표본이 쌓여야 수렴한다. 자꾸 옮겨 다니면 털리기만 한다. 똥에 죽는 거고.(거래수수료)
나도 말은 이렇게 하는데, 죽을 맛이다. 매년 새롭다.
가을 하늘 청명해도, 내 눈에는 왜 흐리멍텅해보이는가. 나 시력 좋은데.
그러니까 뭘 하나 파고 있는거면, 기다리는 게 맞다. 지금은 저점에서 매수각 잡고, 다른 일 하고 있는 게 좋다. 나도 운동이나 많이 한다. 바쁠 때 못했던 사색도 많이 하고.
괜히 우울 타서 할 일 못하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다. 우울한 거 아무도 신경 안 쓴다. 그러니 뭣하러 신경 쓰는가.
그러거나 말거나 삶은 이어지는 것이다.
밥 먹고 10km 뛰고, 이명 들릴 때까지 푸시업 하고 완전히 방전돼버릴 거다.
그게 오늘 계획이다.
좋은 계획이다.
old money vibes - playlist | 1
https://www.youtube.com/watch?v=-7IGPN9K7l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