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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더독 Oct 18. 2024

'언더독'의 첫사랑 이야기

오늘은 조금 덜 어려운 이야기를 하려 한다.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다.




한때는 세상 사람들이 어느 정도는 나랑 비슷할 것이라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도 사람이니, 내가 생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게 세상을 해석하는 경향이 있으리라 보았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특이한 사람이며, 남들과는 판이한 해석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혼자서 스스로 깨달은 것은 아니다. 주변에서 말해주었다.


살면서 만났던, 부잣집 2세들이 내게 그런 말을 해줬다. 너는 어려운 집에서 태어났지만,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어서 너와 내가 친구가 될 수 있는 것 같다며.


물론 내가 만나는 2세들은 무능한 2세들이 아니다. 꼭 가산을 물려받는다고 해서, 부자 2세들이 모두 트러블 메이커는 아니다. 성실하고 강한 2세들도 많이 있다. 대부분 부모에게서 '하드 트레이닝'을 받으며 자란 주니어들이다.


그들로부터 많은 것을 어깨너머로, 귀동냥으로 배웠다. 고마운 인연들이다.





수업하다 재미없으면 첫사랑 이야기 한 번씩 해주면 좋다.


내 첫사랑은 고등학교 2학년 때 만난, 고3 여학생이라고 보는 게 타당할 것 같다. 연애 다운 연애는 살면서 그때 처음 해본 것 같다. 학생부하며 만났다. 공부를 좀 한다는 이유로, 귀찮다는데 선생님들이 시켰다. 첫사랑은 학교 부회장이었다. 난 선도부였다.(무늬만 선도부였지. 하기 귀찮아했으니까. 머리 안 자른 놈들은 전부 내 앞에 섰다. 브이콘 주면 그냥 보내주는 거 아니까. 브이콘이라고 매점에서 팔던 딱딱한 과자 있다.)


아이.


우연인지 운명인지는 모르겠으나, 내 첫사랑은 부잣집 딸이었다. 12년 전 메이커 아파트에 외제차 2대 있는, 그런 집의 딸이었다. 첫사랑 아버지는 가죽 가공 사업을 하시던 갱스터 같은 아저씨였다. 날 별로 안 좋아했었다.


나는 거지 깽깽이었으니까. 하여간 세상 그런 거지새끼가 없었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회사와 공장이 파산했던 때였으니까.


왜 날 좋아했을까. 엄청 예쁜 여자는 아니었어도, 평균 이상은 되는 외모였다.


아무튼 나에게 많은 사랑을 준 첫사랑이었다. 이게 남자의 '첫사랑 증후군'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게, 정말로 내게 물심양면으로 잘해주었다. 수능을 마치고 자기가 비용을 다 부담하여 날 데리고 제주도를 다녀오기도 했다. 방학 때, 돈 없어서 아르바이트하고 있으면 식당 근처에서 간식거리 챙겨주던 그녀 기억이 있다.(이태리 식당,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했었다.)


2년 만나고, 대학 다닐 때 헤어졌다. 몇 년 전에 시집가서 잘 살고 있는 것 같다.


진심으로 잘 지냈으면 좋겠다.


나에게는 고마운 사람이다.


그때는 내가 사랑에 대해 쥐뿔도 모르는 상태였어서, 지금 생각해 보면 잘못된 행동을 하기도 했다. 지금도 미안하게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다.




부자 부모로부터 잘 배우고 자란 2세들에게는 특징이 있다. 남자, 여자 따로 말해야 할 것 같다. 내가 보았던 그 친구들은 다음과 같았다.


남자 2세의 경우, 강압적으로 교육받고 자란 경우가 많다. 공부도 그렇지만, 경제관념이나 인성에서도 그러했다. 삐딱선 타면 일단 자기들 아버지에게 빠따 맞았던 것 같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바르게 자란다. 운동을 하나씩 배운 친구들이 많았다. 복싱이나 유도 같은 것들을 하나씩 할 줄 알았다. 그래서 엄친아가 된다.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어른들한테도 잘하고.


여자 2세의 경우, 남자보다는 좀 덜하지만 그래도 군대식으로 교육받고 자란 경우가 많다. 똑같이 공부, 경제관념, 인성의 부문에서 그렇다. 역시 삐딱선 타면 일단 자기들 아버지에게 맞았던 것 같다. 빠따를 주진 않은 것 같고, 싸다구 정도는 맞은 것 같다. 남자 2세들과 차이점이 있다면, 완벽한 보호와 제공을 받고 책임의식을 심어준다는 점이다. (남자 2세들에게 보호 같은 건 없었다. 알아서 스스로 방어하고 알아서 스스로 사냥하라는 가르침이 주된 것들이었다.)


따뜻한 온실 속에서 자라며, 여성 고유의 '순수한 사랑'을 줄 수 있는 능력을 보존한다. 그래서 인상이 굉장히 좋다. 부모로부터 책임의식을 교육받았기 때문에, 항상 단정한 모습을 하고 다닌다. 자기 가치를 보존하라는 교육을 잘 받아서 그럴 것이다. 쉽게 말해, 빤스 보이는 치마 안 입고... 뭐 그런 것들이다.


내가 서른이 되고 보니, 왜 그녀들 아버지들이 그렇게 했는지 알겠다.


유능한 남자는 저런 여자를 좋아한다. 자기 딸이 허약체가 아닌 유능한 남자를 만나길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교무실 빠따는 이제는 추억이다.




내가 이 이야기를 오늘 꺼낸 것은, 과거의 나처럼 가난한 유년기를 보내고 있는 10대들에게 조언을 주기 위해서이다.


여러분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부잣집 2세들과 친해지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단,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1. '거지 근성'을 뇌에서 삭제할 것.


그들에게서 뭔가 빼먹어야겠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마라. 순수한 우정으로 다가가라.


너희들이 많이 가졌으니, 다짜고짜 베풀어라는 식의 거지근성은 쓰레기 같은 정신이다. 되려, 친구로서 뭔가 도움이 되고자 해 보아라. 사소한 것이라도 뭘 먹는다 치면, 그 친구 것도 같이 사서 가는 행동이라던지. 어려운 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나서서 그 친구를 도와본다던지. 여자보다 그 친구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의리라던지.


가서 종살이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평등한 눈높이에서 좋은 친구가 되어보는 노력을 해보라는 것이다.





2. 그 친구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친구의 부모님이 뭘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잘 볼 것.


그 친구는 부잣집 2세인 것은 맞으나, 아직 성인이 아닐 것이다. 중요한 일들은 그 친구의 부모님이 하고 있다. 그래서 그 집의 부모님과 잘 지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공부를 못하는 것보다는, 공부를 잘하면 유리하다.(꼭 그렇지 않아도 되지만.)


가령, 나는 중학교 때 학생회장을 했던 친구의 불알친구였다. 부산 촌동네 중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것을 자랑이라고 하기에는 좀 머쓱하지만, 어쨌든 당시에 그런 것이 도움이 되었다. 과학고등학교 입시 준비를 했던 것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 친구의 아버지는 젊었을 적, 미군 기지에 군수물자를 운송해주는 트레일러 사업을 하시던 분이었다. 지역 조합장과 유사한 감투도 쓰고 계셨다. 그 친구 어머니는 카페나 옷가게 같은 자영업을 여러 개 하고 계셨다.


어린 나이었음에도, 나는 그분들을 유심히 보았던 기억이 있다. 왜 저 사람들은 저렇게 잘 살고, 왜 우리 집은 그러질 못한 지에 대한 의구심을 끊임없이 가졌다.


그런 시각을 끈질기게 포기하지 않는 삐딱한 성질을 어렸을 때부터 습관화 놓는 것이 좋다.


그런 습관이 없으면 후에 대중과 같이 휩쓸려버린다. 그래서 뛰어나지 않은 자신의 삶을 어떻게든 합리화시키려 할 여지가 있다. 고통스럽게 노력하여 성공한 이들에 대해 열등감을 품고, 아무 근거도 없이 그들을 손가락질하고 헐뜯는 사람이 될 여지가 있다.





3. 가장 중요한 것이다. 스스로가 먼저, 남 도움 없이 자신의 힘만으로 일어나 보고자 발악을 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부잣집 사람들이 여러분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동한다. 노력도 안 하는 인간을 도와줄 다른 사람은 없다. 그중에서도 가장 처절하게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면, 넉넉한 사람들 중 정상적인 사람들은 필히 여러분을 조금이라도 도와보려 할 것이다.


하다 못해 집에 불러, 맛있는 밥이라도 해다 먹여줄 것이며.


어쩔 때는, 한 번씩 놀러도 같이 가자 할 것이다.


그때, 이런저런 것들을 많이 배울 수 있다. 이야기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어떻게 아저씨처럼 성공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하면 많은 것들을 알려줄 것이다. 왜냐하면 아직 여러분들은 성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인의 시각에서는 어린 녀석이 그런 걸 물으면, 좋은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나이가 깡패라는 걸 알고, 잘 사용해보라.





나는 여러분을 위해 계속 글을 쓰겠다.


포기하지 말아라.


지금의 여러분이 있기까지, 어쨌든 많은 조상들이 개고생을 해왔다. 그들이 포기했더라면, 당신은 세상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빚진 것이 있다는 것이다.


근데 차라리 세상에 없었으면 싶은 날도 있기는 할 것이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나도 안다.


그럼에도 명예 의식을 가지는 것은 당신의 영혼을 귀하게 만든다.


나 같은 사람은 그런 이들의 영혼을 심안으로 구별할 줄 알며.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재야의 부자들 중에서는 자수성가 인물들이 많으며, 그들은 모두 그러한 심안을 지니고 있다.


명예를 10년, 20년 지키며 살다 보면 그들의 눈에 뜨일 날이 올 수 있다.

 


Le Grand Duel - 영화 'Kill Bill' soundtrack

https://www.youtube.com/watch?v=tGBVIUE007o



< 5차 총회 개요 >


장소 : 서울 영등포구 ---- ---

시기 : 주말 중

비용 : 5만원


* 총회 누적 참가자 수 : 19명

* 컨설팅 누적 진행 횟수 : 3회 + 1회 (11/2 1팀 진행 예정)

* 컨설팅은 총회 실 참가자 중에서만 진행합니다.


참여 희망자는 아래 채팅방에 입장하여 대기 바랍니다. 입장 시, 프로필명을 '브런치 계정명'으로 달아주시면 되겠습니다.


입장 코드 : 0728

https://open.kakao.com/o/gLGt97wg


[ 총회 진행 목차 ]


- 돈은 무엇인가(Gold standard, Fiat currency, Fractional Reserve bank system, 연준 통화정책 등)

- 한국의 세금은 무엇인가(실 참여자 외 완전한 비공개)

-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 방안(하나마나한 소리 말고. 개인 또는 가구가 할 수 있는 구체적 자원 배치 및 주식 투자 전략.)

- 주식, 금, 비트코인, 부동산, 파생상품, 레버리지에 대한 거시적 인사이트 제공

- 정신 개조(정신 강화, 신체 강화에 대한 인사이트 제공)

- Q&A / 팬미팅


2024년 AMAZON 출판작(국내 판매본 - 한글) < From Zero > : https://kmong.com/gig/58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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