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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a Nov 18. 2022

내 아이의 험난한 등원기

등원이 힘든 아이 고려할 점, 해결 방법

이제 곧 세돌이 되는 저희 아이는 요즘 격동의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심리적으로 더 성장하기 위함이라 생각하지만 아이의 불안한 심리상태가 저에게도 전해져 함께 불안해지는 것 같습니다.

어린이집에 막 적응한 3세 초반, 즐겁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활발한 성격의 저희 딸은 어디 가서 든 적응을 잘해왔습니다. 어린이집에 2년 정도 다니며 가기 싫다는 표현 한번 없었고 선생님의 손을 잡고 밝게 등원하였습니다. 뭔가를 배우는 곳에 가더라도 늘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더 알길 원하며 모든 게 재밌다고 말하는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워킹맘인 저는 더 수월하게 일을 할 수 있었고 아이에게 이것저것 배움을 제공하며 기쁨을 느꼈습니다. 


그런 저희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펑펑 울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내일은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 엄마랑 놀 거야."였습니다. 취침 전 조곤조곤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아이에게 힘들면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마음으로 "그래. 내일은 엄마가 쉬는 날이니깐 엄마랑 재밌게 놀자. 대신 모레는 엄마 회사 가야 하니깐 어린이집에 꼭 가야 해. 알겠지?"라고 대답했습니다.

저와 시간을 보낸 그날 저녁, 아이는 또 저에게 "내일 어린이집 안가."라고 말했습니다. 

단순하게 전날에만 가기 싫은 감정이고 금방 사라질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왜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 친구가 때렸어? 선생님이 화냈어? 친구들이 안 놀아줬어?"라는 폭풍질문을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세 돌도 안된 저희 아이는 때렸다고 했다가 안 했다고 했다가 화냈다고 했다가 안 했다고 했다가 정확하지 않은 모호한 대답들만 했습니다.

그래도 이때까지는 내일 막상 등원할 때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컸고 조금 걱정이 됐으나 금방 잊었습니다.

다음날이 되고 옷을 갈아입는 시간이 되자 "어린이집에 안 갈 거야."라고 또 말했습니다. 저는 "어린이집엔 가야 돼. 엄마도 회사 가야 하고 오늘은 가는 날이잖아. 엄마랑 약속했잖아. 가서 재밌게 놀아. 응?"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순간 아이는 펑펑 울며 어린이집에 가지 않겠다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너무 당황하여 아이를 안고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왜 가기 싫어?" 계속 질문을 하고 "가면 즐거울 거야. 선생님도 친구들도 00을 기다리고 있어. 다들 00을 좋아해."라고 말하며 어르고 달랬습니다.

겨우 진정이 되었고 킥보드를 타고 등원 길에 올랐습니다. 어린이집 앞에 도착하자 아이는 또 울기 시작했고 펑펑 울며 선생님에게 안겨 등원하였습니다.


지금 4세 반, 친구들과 즐겁게 어울립니다.

이쯤 되자 '저도 이건 그저 그런 일이 아니구나, 아이에게 심적인 무언가가 생겼구나.'라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어찌해야 될 바를 모르는 채 저녁이 되었고, 저녁에 아이는 내일 어린이집에 가지 않겠다고 말하며 30분 이상을 울었습니다.


이 아이는 왜 그러는 걸까요?

1. 심리적인 성장을 이루며 감정이 세분화되었다.

2. 엄마와 함께 있는 게 좋다.

3. 어린이집에서 안 좋은 일이 생겼다.

4. 신체적으로 불편함이 생겼다.

5. 심리적으로 불편함이 생겼다.(변화를 겪었다.)


대체적으로 이러한 패턴으로 아이들이 등원을 힘들어하는데요, 저희 아이를 대입시켜 생각해보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면 대략 이렇습니다.


1. 심리적인 성장을 이루며 감정이 세분화되었다.  

->저희 아이는 예민한 기질의 아이가 아닙니다. 그렇기에 뭐든 쉽게 받아들이고 편안한 감정선으로 생활해왔습니다. 하지만 성장함에 따라 감정을 다양하게 느끼기 시작했을 겁니다. 아무렇지 않던 일이 불편해지기도 하고 속상하지 않았던 일이 속상해지는 등 감정을 다양하게 느끼며 갑자기 들어온 감정의 폭풍우 속에서 버둥거리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할 수 있는 건 아이에게 감정과 관련된 책을 읽어주며 다양한 감정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관련된 영상을 보여주며 미묘한 감정선을 느끼게 해주는 것, 아이에게 있었던 일을 기준으로 아이의 감정을 말로 얘기하고 그런 감정이 어떤 것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게 해주는 것 등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아이가 감정에 예민하지 않았기에 요즘 출시되는 감정과 관련된 책을 읽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인성동화, 사회 동화가 아닌 감정 세러피 관련) 그리고 사실 이런 책이 왜 있을까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ㅠㅠ

하지만 이제야 이런 책이 왜 존재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2. 엄마와 함께 있는 게 좋다.

->이 부분은 제가 해 줄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워킹맘인 저는 낼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이제 5세가 되는 아이를 집에서만 데리고 있을 순 없습니다.

다만 함께 있는 시간은 아이가 최대한 행복감을 가질 수 있도록 애정을 표현하고 아이가 즐거워하는 활동을 하며 엄마의 사랑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해 주어야 될 것입니다.


그리고 어린이집은 꼭 가야 하는 곳이고 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명확한 메시지도 보여주어야 합니다. 

엄마가 마음이 아파서 어느 날은 보냈다가 어느 날은 안 보냈다가 이렇게 된다면 아이도 헷갈리기 시작하여 더 울고 가기 싫어합니다. 기관에 가야 한다면 가야 하는 날은 아이가 울어도 명확하게 "어린이집에는 가야 하는 곳이야. 거기서 친구들, 선생님과 즐거운 활동을 할 수 있어. 엄마와는 기관에 다녀온 후 만나자. 그때 더 즐겁게 놀자."라고 감정의 동요 없이 말하고 등원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건 엄마의 흔들리지 않는 감정선입니다.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엄마의 모습을 절대 보여주지 말고 평소대로 밝게 행동합니다.

특별활동시간,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3. 어린이집에서 안 좋은 일이 생겼다.

->어린이집에 질문해본 결과 저희 아이는 별일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기관에 대한 신뢰가 있기에 선생님의 말씀에 동의하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등원 거부를 오랜 시간 동안 하거나, 밤에 자다가 깨서 울거나, 몸에 상처가 생기거나, 이상한 행동 말을 하기 시작하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어린이집 생활을 파악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4. 신체적으로 불편함이 생겼다.

->아플 때 아이들은 등원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저희도 아프면 집에 있고 싶은 것과 동일하게 아이가 갑자기 등원을 거부하면 신체적인 불편함이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희 아이는 지금 4일 동안 대변을 보지 못했고 항문이 아프다고 호소합니다. 그래서 그로 인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생각합니다. 배에 가스가 차서 아프면 활동이 불편할 것이고 자꾸만 누워있고 싶고 규칙대로, 일과대로 생활해야 하는 어린이집이 불편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수일 내에 병원에 방문할 예정입니다.


5. 심리적으로 불편함이 생겼다.

->가정에서 혹은 기관에서 놀랄만한 상황을 경험했거나 변화를 겪었다면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이사, 집안의 구조변경, 어린이집의 구조변경, 반 변경까지도 크게 느껴질 수 있으며 그로 인해 힘들어하는 아이들은 본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도 아이들에게 세세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며 천천히 이루어질 수 있게 해야 합니다.(별 일 아니라 생각되는 부분도 하나하나 점검해야 합니다.)

저희 아이의 심리상태를 체크해보면 의심스러운 부분은 '최근에 설소대 수술을 하며 놀란적이 있다, 어린이집 담임 선생님이 그만 두실 예정이다.' 이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설소대 수술은 확인차 갔던 병원에서 급작스럽게 이루어져서 아이에게 설명과 동의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그로 인해 병원에 갈 때마다 아이가 울기 시작했는데 이 부분은 제가 끊임없이 설명하고 병원에서 아프지 않은 경험을 더 많이 하며 잊어버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아이의 등원 문제.....

저에게는 없을 일인 줄 알았는데 아이를 키우는 건 생각과는 정 반대로 흘러가는 것도 많은 것 같습니다.

아이의 안정적인 심리상태를 위해 한없는 애정을 주고 키웠다 자부했지만 불안해하는 아이 앞에서 한없이 무너집니다.

저의 노력과 노력에 부응하여 아이가 자라나는 것은 정비례하는 부분이 아니구나, A를 넣으면 A 가 나오는 게 양육이 아니구나 라는 것을 느끼며 내려놓음을 배웁니다. 열정이 넘칠수록 더 허탈함을 느끼기 쉬운 것 같습니다. 

저희 아이는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건 하겠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기다려주는 것도 제가 해야 할 일이겠지요.

어렵겠지만 잘 해결해보겠습니다. 저와 같은 고민을 가진 분들도 함께 힘내시길 바라겠습니다.^^ 


*다른 친구들의 개인정보를 위해 사진에 그림 처리 한 부분 양해 부탁드립니다. 생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함임을 알려드립니다.^^




더 많은 글을 보시려면 : 라엘엄마의 육아일기 (withla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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