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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a May 26. 2023

성취의 경험이 긴장도를 줄입니다.

긴장, 불안도가 높은 아이 지도방법

6세 남아, 검사의뢰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작년에도 검사경험이 있던 유아이며, 얼마나 성장했는지 알고 싶어서 검사를 신청하신다고 하였습니다.


작년 검사 시 약간의 낯가림이 있는 아이였지만 초반 이후 낯가림은 금방 사라졌고 안정적으로 검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후반으로 갈수록 주의력이 떨어져 몰입하지 못하는 모습이 관찰되었습니다.

올해 검사를 하기 위해 찾아온 아이의 모습은 작년과 사뭇 달라져 보였습니다.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하고 자주 깜빡였으며, 끙끙 소리를 내며 검사에 임했고 저는 걱정스러워 안정시키며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불안도와 긴장도가 상당히 관찰되었고 틱인가 하는 의심 증상도 보여 어머니와 있는 편안한 상태에서 아이를 관찰해 보았고, 그때도 눈을 깜빡이는 모습이 보여 다소 걱정스러웠습니다.


검사에 대한 동기가 높아 최선을 다하고 싶어 했고 잘하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긴장도 탓인지 시간이 정해진 과제에서는 저의 눈치를 보거나 상황을 파악하느라 온전히 몰입하지 못했고, 언어적으로 표현하는 과제에서는 정확한 대답이 되지 않을까 걱정되어 편하게 말하지 못했습니다. 

새로운 과제, 경험해보지 못한 과제는 쉽게 포기하고 싶어 하여 괜찮다고 격려하며 독려했으나 그 말조차도 모른다고 말하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 같아 조심스럽게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주의력과 주의지속력은 긴장도가 높아지며 더 좋아졌고 끝까지 마무리하는데 주의력이 일정하게 유지되었습니다.




이 아이는 왜 그럴까요?

어머니는 교육에 열을 올리고 계셨지만 아이는 한 텀을 쉬어가야 할 것 같았습니다.

1년 동안 주변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고 자유롭던 표현력도 사라졌으며 다른 사람의 평가에 민감한 아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6세 아이에게 중요한 건 자유롭게 탐색하고 알아가고 주변에 대한 호기심으로 반짝여야 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알려주는 것을 그대로 따라 해서 완벽하게 해내고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건 아닙니다. 그런데 이 아이는 그런 걸 배운 것 같습니다.

원래도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아이인데 실력을 높이기 위한 공부를 주로 하다 보니 더욱 자신이 못하는 것에 열중하게 되고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두려운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1. 성취감을 느껴야 합니다.

자기 효능감이라고도 하지요. 자신이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을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시기에 자기 효능감은 공부를 통해서 느끼기보다는 실제 생활에서 느낄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내가 주도한 대로 했을 때 잘 된 경험이 있는 것,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궁금한 것이 있어 책을 보고 직접 실험을 해서 알아냈을 때/ 심부름하기/ 아이의 의견을 경청하고 계획에 반영하기/  스스로 일상생활 활동하기(씻기, 옷 입기, 밥 먹기 등)/ 노력한 결과물 만들어내기(미술작품 등)

2. 평가받는 자리에 자주 가지 않게 합니다.

지능검사도 평가입니다. 이런 평가는 아이의 긴장도를 높입니다. 긴장도가 높은 아이들은 적어도 유아기까지 평가나 시험을 자주 받지 않게 해야 합니다. 

내가 하고 있는 공부가 평가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알고 싶어서, 재밌어서 하는 공부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긴장도가 높은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평가에 민감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평가도 중요하지만 유아기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생각을 하고, 자신의 생각을 소리 내어 말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다른 사람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는데, 내 생각은 없고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의견만 듣게 된다면 자신감은 점점 더 떨어지고 주변에 휘둘리기 쉽겠지요.

편안한 마음으로 세상을 알아 갈 수 있게 도와주세요.


3.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예측이 되지 않는 상황은 불안도와 긴장도를 더 높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을 볼 수 있는 책(감정책, 사회책, 인성동화 등)을 읽으며 상황에 대해 이해하고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 이야기 나눠봅니다. 

현재 처한 상황과 비슷한 책이 있다면 함께 읽고 관련된 동영상도 봅니다. 

아이와 끊임없이 대화하며 상황 상황 마다 할 수 있는 행동, 언어, 제스처 등을 연습하고 알려주세요.

4. 아이의 의견을 경청하고 적극적으로 수용합니다.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한다 하더라도 아이와 조율하며 그 의견을 생활에 반영합니다. 그 의견이 잘못되어 좋은 결과가 나오지 못한다 하더라도, 어떻게 수정하여 의견을 다시 낼 것인지 얘기하고 성공적으로 반영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스스로 잘못된 것도 경험하고 잘된 것도 경험하며 시행착오를 겪어봐야 자신감도 생깁니다. 잘 된 경험만 하는 아이는 자신감을 가져갈 수 없습니다

아이가 잘못된 걸 이야기하더라도 수용하여 주시고 스스로 수정하며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5. 욕심내지 마세요.

긴장도가 높은 아이들은 느릴 수 있습니다.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개념도 긴장을 하며 듣고 수행하니 온전히 몰입되어 빠르게 수행하기는 어렵습니다

긴장도가 밑바탕에 있고 다른 사람의 눈치도 봐야 하니 얼마나 몰입하기 어렵겠습니까? 

하지만 이런 아이들에게도 충분한 시간을 주면 긴장이 해소되며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옵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더 잘하는 아이들이 이런 케이스 일 수 있겠지요.

앞서 말씀드렸던 아이도 후반으로 갈수록 실수가 적어지고 능력을 더 잘 발휘했습니다.

실수하고 이해 못 하는 아이를 충분히 기다려주시고 반복 설명 해주시면 점차 긴장해서 집중하지 못하는 시간이 줄어들거라 생각합니다.


6세 아이가 불안, 긴장이 높으니 걱정되기도 하고 안타까워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릴 때는 단점이 가장 많이 부각되는 시기라고도 하지요.

커가면서 다듬어집니다. 다듬어질 때 아이에게 필요한 환경을 제공해 주시어 행복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더 많은 글을 보시려면 : 라엘엄마의 육아일기 (withla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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