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배우의 연극을 보면서
경지에 이른 사람에 대한 경외감을 오랜만에 생각해보았어.
경지에 이른 사람, 그 자체에 대한 경외감이라기보다는, 그곳에 이르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에게서만 볼 수 있는 떳떳함과 당당함에 대해서.
스스로가 감동할만큼의 트레이닝을 견뎌내며, 나름의 기준을 지켜오며 오래 살아온 사람에게서는
남다른 아우라가 느껴지거든.
그게 스무살이든, 열살이든, 오십이든 여든인간에 말이야.
나이가 좀 먹고 알게 된 사실인데,
사람의 얼굴, 사람의 자세, 몸 구석구석에는
인생이 정확하게 묻어나는 것 같아.
탐욕스럽게 사는 사람은 탐욕스러운 얼굴을,
게으르게 사는 사람은 게으른 사람의 얼굴을
근심어린 삶을 지속해온 사람은 근심 어린 눈빛을,
기죽어 살아온 사람은 의기소침한 얼굴을 갖게 돼.
조급하게 살아온 이는 조급하게,
장난스러운 사람은 장난스러움이,
담대하게 살아온 사람은 담대함이,
정직하게 살아온 사람은 정직함이,
기회주의적으로 살아온 사람은 기회주의자같음이
얼굴에 묻어있어.
그러므로 누군가 나에게 꿈이 무어냐 묻는다면.
나의 꿈은 어떤 직업의 어느 지점에 도달하거나, 무언가를 이루는 것일 수도 있겠으나.
혹은 어떤 명작을 남기거나 오랜시간 마음속으로만 그려오던 순간을 실제로 만나는 일일 수도 있겠으나.
나의 가장 큰 꿈은,
마음에 드는 얼굴을 소유하는 것.
나이 예순이 되어도 거울 앞의 친구가 썩 맘에드는 순간을 매일 아침 맞이하는 것.
올곶은 자세와 좋은 눈빛, 온화한 표정을 가진 노인이 되는 것.
그나저나, 너의 꿈은 무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