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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TV문학 07화

만약에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를 시청하고 나서

by Unikim

“만약에.”
그 짧은 말에는 수많은 가능성과 후회, 그리고 아직 피어나지 않은 희망이 함께 숨어 있다.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바로 그 ‘만약에’의 세계에서 시작한다.
열일곱에 멈춰버린 시간이 서른이 되어 다시 흐르기 시작할 때
그녀는 비로소 세상이 얼마나 다정하고 얼마나 낯선지 배워간다.

주인공 우서리는 말한다.
“행복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행복의 문이 열린다.
하지만 우리는 그 문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살아가기도 한다.”

그 대사는 오래도록 내 마음에 남았다.
우리는 종종 하나의 문이 닫힐 때, 세상의 모든 빛이 꺼졌다고 느낀다.
그러나 조금만 기다리면 다른 문이 조용히 열려 있는 걸 발견한다.
그 문은 늘 가까이에 있었지만 눈물에 가려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삶은 어쩌면 닫히는 문과 열리는 문 사이를 건너는 여정인지 모른다.
후회와 상처 그리고 희망의 그 모든 ‘만약에’들이 우리를 더 깊은 이해로 이끌도 혹은 그 자리에 멈춰 있게도 만든다. 우리는 "만약에"라는 후회나 망설임 속에 멈춰 서 있으면 안 될 것이다. "만약에"에 갇혀 슬퍼지지 말고 진 삶을 쌓고 또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서른이 되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열일곱 인 우서리처럼 우리도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어른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
그 속에서 또 다른 문을 발견하는 것
그게 바로 성장이고 삶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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