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이루어질 지니"를 시청하고 나서
"다 이루어질 지니"는 장면들이 화려하고 재미난 요소들을 가진 코믹 로맨스 드라마이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전개 속에 깊은 교훈을 담고 있다.
"이타심과 이기심" "사랑과 욕망" "죄절과 희망" "순수함과 사악함" "포근함과 잔인함" 그리고 "인간다운 감정"
드라마 마지막 회를 볼 때 까지도 난 이 드라마의 핵심 주제와 교훈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냥 스토리로만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깊은 철학과 진실의 교훈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블리스"는 자존감이 높은 정령이다. 신의 명에 항의를 하고 인간에게 고개를 숙일 것을 거부한 정령...
극 중 인물들은 그를 "사이탄"이라고 부른다. 그런 그가 끝까지 이타적인 소원을 비는 가영에게 결국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담아 굴복하게 된다.
"가영"은 극 중 타고난 싸이코 패쓰로 등장한다. 그녀는 평범한 인간의 마음을 모른다. 그저 충동적인 욕망만 있는 존재다, 그녀의 부모는 그런 그녀를 버린다. 하지만 가영의 할머니의 사랑으로 그녀는 정의로운 규칙 아래에서 엘리트로 성장한다. 전생에서 가영은 세 가지 소원을 모두 남을 위해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 소원으로 많은 이들을 죽게 한 자신과 정령이 벌을 받게 해 달라고 한다. 그런 그녀는 현생에서조차도 또 모든 소원을 타인을 위해 쓴다. 싸이코 패쓰라 손가락질받던 그녀는 전생에서도 현생에서도 이타적인 모습을 나타 낸다.
"판금"은 사랑하는 손녀를 사랑으로 지키고 키워 낸다. 가영의 소원으로 젊어진 그녀는 끝까지 가영을 위해 산다. 가영의 유일한 친구이자 자신의 친구가 되어 준 민지를 살리고 세상을 떠난 판금은 천국에 가는 것을 거부하고는 신에게 지니를 다시 가영이 옆으로 보내달라고 떼를 쓴다. 결국 그 진심의 소원은 이루어졌다.
"이즈라엘"은 천사이다. 하지만 타락한 천사인 루스벨의 모습이 엿보인다. 그는 원리원칙을 내세우는 바리새인의 모습도 보여준다. 신의 명을 수행한다지만 그의 행보에는 질투와 시기심이 깔려 있다. 이블리스에 대한 자격지심을 바탕으로 그들과의 전쟁에서 너무나 승리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결국 지니의 진심 아래 이즈라엘의 진실의 날개는 꺾이고 만다.
"칼리드"는 반신반인으로 태어나 늘 정령인 지니를 동경한다. 그의 아버지의 사랑으로 그는 다른 이의 불멸의 몸을 가지게 되지만 그에 만족하지 못하고 악행을 저지르고 이블리스를 향한 부러움을 가진다. 결국 자신이 지니가 되고 싶어 하며 온갖 범죄를 저지르다가 그의 아버지와 이블리스에 의해 소멸된다.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감사하지 못하고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욕망으로 긴 생을 보내다 결국 소멸하게 되는 칼리드.... 그 역시 자격지심과 욕심으로 죄의 삯인 사망에 이른다.
"다 이루어질지니...."는 제목의 내용으로 보면 마치 희망을 품고 있는 듯 선한 이야기로 느껴지지만 실상은 많은 잔인함을 품고 있다. 사이탄도 천사도 탄금도 가영도 망설임 없이 폭행의 모습들을 일삼는다. 얼핏 호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드라마에서 갖게 된 큰 진실 중에 하나는 "소원"이다. 세 가지 소원을 모두 말한 이들은 그 소원을 이룬 후 모든 기억이 삭제된다. 결국 극 중 소원은 모래와 같은 욕망으로 표현된다.
또한 한 가지 더 뭉클하게 전해지는 교훈이 있었는데 그것은 인간의 감정이다. 극 중 가영은 전생에서 그가 말한 마지막 소원인 벌을 받아서인지 인간들의 평범한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싸이코 패쓰로 태어났다. 그녀는 현 생의 마지막 소원으로 평범한 인간의 감정을 느껴보고 싶다고 말한다. 그 소중한 감정을 갖게 된 가영은 "사랑"의 마음을 느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할머니의 아가페 사랑과 민지의 우정 그리고 지니와의 사랑까지..... 가영을 키우고 있게 한 건 "사랑"이었음을 마음 깊이 느끼게 된다. 나는 평범한 감정을 가진 일인으로 인간에게 "희로애락"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을 주신 하늘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진짜 기적은 소원이 아니라 ‘나’였다
“소원을 말해봐.”
드라마 속 지니는 그렇게 속삭였다.
그 말은 마치 오래된 동화 속 한 장면처럼 달콤하게 들리지만 동시에 묘하게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만약 나에게도 그런 지니가 나타난다면 나는 무엇을 가장 먼저 말할까.
드라마 "다 이루어질지"는 단순히 ‘소원을 이루어주는 마법’을 그리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소원을 통해 드러나는 ‘진짜 나의 마음’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든다.
우리는 종종 생각한다.
“그게 이루어지면 행복해질 거야.”
“이 소원이 현실이 된다면 내 인생은 달라질 거야.”
하지만 드라마는 조용히 묻는다.
“정말 그게 네가 원하는 거야?”
“그 소원이 이루어졌을 때, 너는 진짜 행복해질까?”
지니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주지만 그 결과가 언제나 해피엔딩은 아니다.
욕망에 솔직하지 못했던 인물들은 소원이 이루어진 뒤 오히려 자신을 잃는다.
반대로 마음의 방향을 다시 바라본 사람들은 ‘소원’이 없어도 스스로 기적을 만들어낸다.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문득 깨달았다.
기적은 누군가가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결국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걸.....
지니가 내 대신 인생을 살아주는 건 아니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 누구와 마음을 나누느냐가 진짜의 시작이었다.
“다 이루어질 지니.”
이 제목은 마치 주문처럼 들리지만 실은 ‘희망’과 ‘책임’ 사이의 균형을 담고 있다.
무턱대고 “이루어지기”만 바라는 것이 아니라 “이루어지게 만들 용기”를 내는 순간 우리의 소원은 현실로 다가온다.
어쩌면 우리 모두에겐 지니가 필요한 게 아니라 자기 마음의 목소리에 진심으로 귀 기울일 시간이 필요했던 건 아닐까....
소원을 기다리기보다 지금 이 순간부터 나의 기적을 써 내려가자.
그게 바로 ‘다 이루어질 지니’가 전하고 싶은 진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삶은 욕망과 행운이 아닌 사랑과 사람과 그 사이의 의지와 노력으로 채워져야 한다.
행복은 그렇게 삶이 채워질 때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