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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닿는 자리에 # 5

하늘의 축제

by Unikim

하늘의 축제


유니



거대한 하늘을 가르는 굉음

비행기가 창공을 가르며 솟아오르자

새들도 놀란 듯 날개를 퍼덕이며

그 뒤를 따라 하늘을 배회한다
하늘을 가르는 거대한 소리

그 소리에 맞추어 시원하게

날갯짓하는 탄천의 새들

서로 다른 존재들이 한순간

같은 하늘을 공유하는 장면이라니

그 장면은 그 자체로 하나의 시가 된다


우리 동네에서는 일 년에 한 번

크게 하늘에서 축제가 열린다

이름하야 에어쇼

하늘을 가르는 큰 전시회가 열리는데

얼마나 웅장하고 아름다운지

셀 수 없으리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와

하늘의 페스티벌에 동참한다

그 감탄과 열광의 순간은

그대로 우리의 소중한 추억이 된다


어디 비행기를 따라 바빠지는 이가

새들만 있으리요

탄천 속 물고기들도

숲길의 송충이들도

큼직큼직 사마귀들과 메뚜기까지

저마다 분주하게 축제를

준비하는구나

축제를 준비하는 날에도 이리 명랑한데

축제 당일에야 말해 무얼 할까

벌써부터 화려한 하늘의 색색 물결이 보이는 듯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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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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