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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닿는 자리에 # 6

코스모스의 시간

by Unikim

코스모스의 시간

가을 바람은 이름 없는 길을 걷는다
흙 위에 피어난 코스모스는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묻지 않는다

태양은 매일의 빛을 나누고
그 빛 속에서 꽃잎은
하루를 영원처럼 믿는다

그러나 바람이 지나가면
모든 믿음은 흔들리고
꽃잎은 하늘에 흩어져 사라진다

사라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로 존재의 완성이라서
코스모스는 저물녘에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그저 바람에게 속삭인다
나의 짧음이 너의 영원 속에서 빛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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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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