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년의 일상
나의 아침은 요일에 따라 다르게 시작된다. 월, 수, 금에는 문화센터에서 필라테스를 하고, 화, 목, 토에는 거실에 매트를 깔고 텔레비전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폼롤러로 몸을 푼다. 혼자 하는 운동은 집중력과 지구력이 조금 떨어지지만, 이렇게라도 몸을 풀어야 하루를 덜 힘들게 시작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센터에서 하는 운동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땀도 난다. 하지만 운동에 집중하기보다는 텔레비전에 더 시선이 가는 일이 많다. 그래서인지 거실 창 밖의 풍경에 눈을 돌릴 여유는 없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은 유난히 조용했다. 추석이 지나면서도 한동안 이어지던 더위도 한풀 꺾였고, 열어놓은 창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은 제법 서늘했다. 그래서일까, 매일 들리던 운동 기구 움직이는 소리도 없었다. 참 고요한 아침이었다.
이런 날은 나도 한 동작 한 동작에 더 정성을 들이게 된다. 어제 센터에서 잘 안 됐던 동작도 해보며, 어느새 고개를 들어 거실 창 밖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는 무릎을 꿇고 넋을 놓은 채 창 밖을 바라보게 되었다. 저 멀리 아파트와 그 뒤의 산 능선 사이로 붉은빛이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 빛은 주변을 따뜻하게 감싸 안더니, 점차 진해지며 하루를 열고 있었다.
매년 겨울 속초 바닷가에서 본 눈 속의 일출, 지난봄 대관령 휴게소에서 본 산 능선 너머의 일출과는 다른 따스함이 있었다. 자연과 한 몸이 된 일출과 달리, 도심 속의 일출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채 묵묵히 떠오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 일출은 도시인들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먼저 그들의 아침을 열어주고 있었다.
오늘도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자기 몫을 다하라고… 일출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떠오르고, 바쁜 도시인들은 그걸 보지도, 깨닫지도 못하고 무덤덤하게 지나칠 것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묵묵히 자신의 일을 누구보다도 멋지게 하고 있는 도시의 일출은 평범한 사람들의 오늘을 비범한 하루로 만들어 줄 것 같은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