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동갑인 강대리

by 양지드림

입사 첫날

"안녕하십니까! 이번 12기 공채 김도훈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나는 당차게 인사했다. 기대와 설렘, 그리고 약간의 긴장이 섞인 목소리였다. 내 입사 첫날이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 스펙도 빡세게 준비하고, 두 번의 인턴 경험, 한 번의 워킹홀리데이, 그리고 수많은 탈락의 쓴맛을 본 끝에 얻은 자리였다.

"신입사원이 들어와서 분위기가 좋아지겠어요~ 강대리 막내 탈출이네요. 도훈씨, 선임은 강대리예요. 동갑이긴 해도 많이 물어보면서 적응해요."

인사과장이 웃으며 말했다. 선임이 동갑이라니. 솔직히 조금 불편했다. 동갑인데 대리? 10년차라고? 고졸이란 소문도 들렸는데...

“도훈씨 앞으로 우리 잘 해보자고요.”

“넵! 강대리님 잘 부탁드립니다.”

강대리는 조용한 사람이었다. 말수가 많지 않고, 묘하게 자신감이 있었다. 겉모습만 보면 그저 무던한 회사원인데, 뭔가 여유로워 보였다. 나와 같은 96년생인데, 확실히 다른 삶을 산 듯한 느낌이었다.

점심시간, 사무실 근처 고깃집에서 함께 밥을 먹게 되었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먼저 말을 걸었다.

“강대리님, 요즘 피곤해 보이세요. 일이 많으신가요?”

“아뇨. 일보다... 애기가 요즘 밤에 잠을 잘 안 자서요.”

“애기요?!”

“네. 둘째 돌 지난 지 얼마 안 됐어요.”

순간 당황했다. 둘째? 나랑 동갑인데 둘째라니. 결혼도 안 한 나는 아직 학자금 대출도 못 갚고 있는데, 그는 이미 가족이 있다.

“강대리님, 혹시 집은 서울 사세요?”

“네. 성북구에 있어요. 아파트 한 채, 오피스텔 한 채 있어요.”

“...?!”

당황한 나는 말문이 막혔다. 분명히 고졸, 대리, 동갑인데 집이 두 채? 서울에?

그날 이후, 나는 강대리에 대한 호기심이 폭발적으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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