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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만두전골

그의 국물엔 늘 마음이 있다.

by HB


창 밖을 보니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린다. 맑고 높았던 하늘은 구름에 묻혀 세상은 고요히 가라앉았다. 잠시 멈춰 옛 생각에 빠져본다.


추석 명절이면 항상 마음이 바빴다. 나는 그 바쁨을 좋아했다. 그래서 연로하신 어머님이 더 이상 기제사를 지내지 못하겠다고 하셨을 때, 셋째 며느리인 내가 제사를 모셔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시댁 두 형님들이 무척 당황했을 것 같다. 첫째, 둘째 며느리들은 외면하는데 셋째인 내가 제사를 지내겠다고 했으니. 그 당시 나는 그렇게 하는 것이 집안 분란을 잠재우고, 가정의 평화를 지키는 것이라 생각했다.


어느덧 세월이 흐르고 나에게도 이쁜 며느리가 생겼다. 평소 기제사나 명절차례는 내 대에서 끝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굳이 바쁜 아이들의 시간을 명절차례에 묶어둘 필요가 없었다. 고심 끝에 명절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남편과 나는 조용히 부모님이 계시는 납골당을 다녀온다. 몸과 마음이 바빴던 그 시절을 모두 지나 한가로운 지금이 좋다.


부모님을 뵈러 가는 길은 언제나 마음이 푸근하다. 나이가 많이 들어도 부모님 앞에선 언제나 어린 자식의 마음으로 돌아간다. 우리는 빗길이 미끄러울까 걱정은 됐지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올드팝을 들으며 다음 회차에 올릴 요리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다.


비가 오는 날에는 김치 부침개만큼이나 생각나는 음식이 ‘김치만두전골’이라고 한다. 사실 남편과 나는 고향이 부산이라 자라면서 집에서 만두를 빚는 것을 본 적이 거의 없다. 북쪽이 고향인 분들이 주로 드시는 음식 중 하나로 알고 있다. 그러던 남편이 두 달 전 학원에서 배우고 컨테이너에 담아 가져왔던 ‘김치만두전골’을 보면서 집에서도 가능한 요리구나 생각했다. 배운 걸 복습하는 의미로 언젠가 한번 해 보자고 서로 얘기했다. 날씨가 선선해지고, 비까지 내리는 오늘이 실습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라 생각됐다. 그래서 남편에게 이번 브런치 요리로 ‘김치만두전골’을 제의했다.

요리가 정해지면 남편의 마음은 늘 분주해진다. 여러 레시피를 꼼꼼히 공부하고 가장 좋은 조합을 찾아 자기만의 레시피로 다시 적어보는 것이 남편의 루틴이다. 우리는 음식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좋은 재료와 신선도라 믿기에, 이른 시간 마트에 가는 것을 선호한다. 만두 재료와 간단한 장을 보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요리할 준비를 했다.


'김치만두전골'은 김치 활용에 따라 두 가지 맛으로 나눠진다. 바로 국물 베이스에 김치를 넣어 칼칼함을 살리는 방법과, 만두소에 김치를 넣어 만두 자체에서 시원한 맛을 내게 하는 방법이다. 남편은 김치를 잘게 썰어 물기를 꼭 짜서 만두소에 넣기로 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전골냄비에 씻은 야채를 차곡차곡 쌓고, 그 위에 만두를 올려 두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손이 많이 가는 요리라는 걸 알고 잠시 당황했다.


남편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야채를 꼼꼼히 다듬고, 씻어 준비했다. 일반적으로, 요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는 전혀 손을 대지 않는다. 아무래도 남편보다 손이 빠르다 보니 자칫 잘못하면 남편이 자신감을 잃을 수 있기에 조금 답답해 보여도 참아야 했다. 그러나 요리인생 9개월 차인 남편은 손도 빨라지고 뭐든 뚝딱 해 내기에 이젠 내 손이 필요하지 않다. 항상 사진을 찍을 때만 부엌으로 가는데 오늘은 좀 달랐다. 만두를 빚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 보였다. 슬며시 폰을 내려놓고 옆에 앉아 만두피에 손을 대는 나를 보고 남편이 말한다.


“재미있어 보이지” 우린 함께 웃었다. 나는 겨우 만두 3개를 빚으며 끝냈지만 다음엔 '만두 100개 만들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자~ 이제 남편의 ‘김치만두전골’을 소개할게요!


<재료>

만두 8개, 육수 4컵, 떡국떡 100g, 작은 배춧잎 8장, 대파 1대, 느타리버섯 1팩, 팽이버섯 1/2팩, 표고버섯 2개, 당근 약간, 청양고추 2개, 홍고추 1개, 바게트 빵 1개

<양념장>

국간장 2Ts, 청주 2Ts, 고춧가루 2Ts, 다진 마늘 1.5Ts, 멸치액젓 1Ts

<만두소> : 만두 30개 분량임

돼지고기 다짐육 300g, 표고버섯 1개, 숙주 400g, 두부 1/2개, 묵은지 1/4 포기, 다진 마늘 1/2Ts, 국간장 2Ts, 청주 1Ts, 계란 1개, 들기름 1Ts, 소금 1/3Ts, 후추 3꼬집

** 만두피는 마트에서 구입해서 사용함.

숙주 400g을 깨끗이 씻는다.


숙주가 끓으면 뚜껑을 닫고 2분간 데친다


숙주를 잘게 썬다.


면포에 숙주를 넣고 물기를 완전히 짜 낸다.


물기를 제거한 숙주를 볼에 담아둔다.


표고버섯을 준비한다.


표고버섯을 잘게 썬다.


두부 1/2개를 준비한다.


두부를 칼등으로 으깬다.


묵은지 1/4 포기를 준비한다.


묵은지를 잘게 썬다.


버섯, 두부, 묵은지를 각각 면포에 넣어 꼭 짜서 물기를 제거한 후 볼에 담아둔다.


돼지고기 다짐육을 치킨타월을 사용해서 핏물을 제거한다.


다짐육에 다진 마늘 1/2Ts, 국간장 2Ts, 청주 1Ts을 넣고 잠시 재운다.


재워둔 다짐육을 볼에 넣는다.


볼에 있는 다짐육과 야채에 계란 1개, 들기름 1Ts, 소금 1/3Ts, 후추 3꼬집을 넣고 섞는다.


완성된 만두소


만두 만들 때 손에 묻힐 밀가루를 준비한다.


만두피 절반 가장자리에 묻힐 물을 준비한다.


마트에서 구입한 만두피를 준비한다.


만두피에 만두소를 한 숟가락 넣는다.


만두가 잘 붙도록 만두피 가장자리에 물을 묻힌다.


완성된 만두


완성된 만두


육수를 만들기 위해 다시마, 황태채를 준비한다.


물에 다시마, 황태채를 넣어 끓여 육수 4컵을 준비한다.


작은 배춧잎 8장, 양파 1/2개를 굵직하게 썬다.


느타리버섯 1팩, 팽이버섯 1/2팩, 표고버섯 2개를 준비한다.


대파 1줄, 청양고추 2개, 홍고추 1개, 당근 약간을 썬다.


국간장 2Ts, 청주 2Ts, 고춧가루 2Ts, 다진 마늘 1.5Ts, 멸치액젓 1Ts을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만두 8개, 야채, 양념장을 전골냄비에 담는다.


육수 4컵을 전골냄비에 붓는다.


끓으면 뚜껑을 닫고 5분간 끓인다.


청양고추, 홍고추를 넣고, 3분 더 끓이면 김치만두전골이 완성됩니다.


뜨거운 냄비 주위에 마주 앉아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김치만두전골은 단순한 허기를 채우는 음식을 넘어 서로의 따뜻함을 더합니다. 특히 이렇게 정성을 더해 만들어 먹을 때, 그 맛과 의미는 한층 더 깊어지며 우리 삶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줍니다.

이 훈훈한 온기가 사진을 넘어 여러분의 일상에도 전해지기 바랍니다. 전골 한 그릇이 건네는 '위로와 정'처럼, 오늘 나눈 맛있는 이야기와 온기를 기억하며, 다음번에는 또 어떤 따뜻한 식탁을 채울지 기대해 봅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의 식탁 위에도 늘 온기와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완성된 만두소


만두 만들 때 붙지 않도록 손에 묻힐 밀가루를 준비한다.


만두피가 잘 붙도록 만두피 가장자리에 묻힐 물을 준비한다.


마트에서 구입한 만두피를 준비한다.


만두피에 만두소 1숟가락을 넣는다.


만두피 절반 가장자리에 물을 묻힌다.


완성된 만두


완성된 만두


육수를 위해 다시마, 황태포를 준비한다.


육수 4컵을 만들어 준비한다.


작은 배춧잎 8장, 양파를 굵직하게 썰어 준비한다.


느타리버섯 1팩, 팽이버섯 1/2팩, 표고버섯 2개를 준비한다.


대파 1대, 청양고추 2개, 홍고추 1개, 당근을 썰어 준비한다.


국간장 2tS, 청주 2Ts, 고춧가루 2Ts, 다진 마늘 1.5Ts, 멸치액젓 1Ts를 섞어 양념장을 준비한다.


빚은 만두 8개, 야채, 양념장을 전골냄비에 담는다.


육수 4컵을 전골냄비에 넣는다.


끓으면 뚜껑을 닫고 5분간 끓인다.


고추를 넣고 3분간 더 끓이면 김치전골이 완성된다.


뜨거운 냄비 주위에 마주 앉아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김치만두전골은 단순한 허기를 채우는 음식을 넘어 서로의 따뜻함을 더합니다. 특히 이렇게 정성을 더해 만들어 먹을 때, 그 맛과 의미는 한층 더 깊어지며 우리 삶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줍니다.

이 훈훈한 온기가 사진을 넘어 여러분의 일상에도 전해지길 바랍니다. 전골 한 그릇이 건네는 '위로'와 정'처럼,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따뜻한 연결을 만들어 가기를 응원합니다. 오늘 나눈 맛있는 이야기와 온기를 기억하며, 다음번에는 또 어떤 따뜻한 식탁을 채울지 기대해 봅니다. 부디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의 식탁 위에도 늘 온기와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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