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오늘은 너와 같이 걸었어

그냥 함께 걸었을 뿐인데, 엄마는 참 좋았단다.

by 지온x지피

아들아 오늘은 너와 같이 한강에 갔었지

이 추억이 너에게 좋은 추억이길 바라며 이 글을 쓴단다.



우린 버스 타러 가기 전에 네가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해서 잠깐 근처 상가 화장실을 다녀왔었지..



네가 자주는 아니어도 집 근처라 몇 번은 갔었던 음식점이었는데 참 고마운 곳이구나..



버스를 타고 너는 그랬지

엄마 속이 좀 안 좋아요

그럼 창 밖을 좀 보렴 이라고 말했었지

사실 엄마도 속이 좋지 않아서 너에게 말을 많이 못 걸었어 조용히 그냥 목적지까지만 갔던 거 같아.

고속터미널 쪽에 도착해서 내리고 같이 손을 잡고 걸었구나.

아래 지하상가도 좀 걸었는데 너는 액세서리 같은 것에 관심이 있더구나

밖으로 나와서는 한강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지.
그날은 ‘뚜벅뚜벅 축제’가 있었어.
차들이 다니던 도로를 하루 동안 막아두고
장터도 열렸었지.
너랑 함께 걷는 그 길,
옆으로는 한강이 보이고, 참 좋았어.

그런데 네가 푸드트럭을 보더니 “핫도그 사주세요!” 했는데,
엄마가 그걸 사주지 않았지…
미안하구나.

그래도 우리는 계속 걸어서
다리를 건너 한남동 쪽으로 갔고,
결국 이태원 거리까지 걷게 되었지.

그때부터 너는 좀 힘들어했어.
엄마는 여러 생각이 들었단다.
“많이 걸어 어디 아픈 건가?
너무 오래 걷게 했나?”
걱정이 들면서도 엄마는
너에게 자꾸 “힘들어도 똑바로 걸어야지” 하고
말하게 됐던 것 같아.

요즘 네 자세가 자꾸 눈에 밟혀서
앉을 때도, 걸을 때도 바르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거든.

바르게 걷고 바르게 앉는 거,
항상 중요한 거 알지?
몸이 바르면 마음도 건강해지는 거야.

오는 길에 네가 하고 싶은 것들을
엄마가 다 들어주진 못했지만,
이태원에 도착해서는
네가 원하는 걸 먹자고 했지.

그래서 너는 맘스터치를 골랐고
우리는 햄버거, 치킨, 콜라를 맛있게 먹었지.

사실 처음엔 케밥 먹을까 했는데
네가 맘스터치가 좋다길래 바로 거기로 갔지.

이태원 거리는
아이들보다는 젊은 청년들이 많더구나
엄마는 사실 그곳을 자주 가보지 않아서
조금 낯설고 어색했지만,
너랑 같이 있어서 참 좋았어.

그리고 네가 너무 궁금해했던
터키 아이스크림도 사줬지.
장난치는 아저씨를 보며
네가 웃던 얼굴,
엄마는 오래 기억하고 싶단다.

같이 걷기만 했던 하루였지만
엄마는 그게 참 좋았어.
너랑 함께하는 시간은
언제나 소중하거든.

돌아오는 길에
강남역에 내려서 교보문고에도 들렀지.
네가 좋아하는 책들을 한참 구경하게 해 줬고,
너의 최애 책인 타키포오도 한 권 사줬지.

너는 엄마에게 이것저것
이야기해 줬는데…
엄마는 그 말을 다 기억 못 해서
미안하구나



아들아 이번에 깨달은 것이 있다면 바른 자세로 걷고 바른 자세로 앉거라

그래야 몸이 건강하고 자세가 발라야 마음가짐도 좋아진단다

엄마는 항상 네가 좋은 마음을 가지고 바른 자세 바른 행동을 하며 살아가길 바란다.



엄마는 너와 있었던 일들을 꼭 일기형식, 글로 남겨서 너에게 나중에 보여주고 싶어

너랑 같이 보낸 시간은 정말 소중하고 잊어버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야.

그리고 너를 정말 많이 사랑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 이렇게라도...



그리고 오늘도 사랑한다.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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