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인과 아벨
옛날 옛날,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께서 주신 삶을 조용히 이어가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하와는 아들을 낳고 기쁘게 말했어요.
“내가 주님의 도우심으로 아들을 얻었어요.”
그 아이의 이름은 가인이었어요.
‘얻었다’는 뜻을 가진 이름이었지요.
하와는 생명을 주신 분이 하나님이라는 걸 믿고 고백한 거예요.
그 뒤로 둘째 아들 아벨이 태어났어요.
두 형제는 자라서 서로 다른 삶을 선택했어요.
가인은 땅을 일구는 농부,
아벨은 양을 돌보는 목자가 되었답니다.
어느 날,
두 사람은 하나님께 제물을 드리게 되었어요.
가인은 자기가 기른 곡식과 열매를 바쳤고,
아벨은 자기가 돌보던 양들 중
처음 난 새끼양 중 가장 좋은 것을 골라 바쳤지요.
하나님께서는 아벨의 제물을 기쁘게 받으셨어요.
하지만 가인의 제물은 기뻐하지 않으셨어요.
왜일까요?
하나님은 제물의 모양보다 마음을 보시는 분이에요.
무엇을 드렸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드렸느냐를 더 중요하게 여기시지요.
가인은 마음이 몹시 불편했어요.
얼굴빛이 어두워지고, 속에서는 분노가 들끓었지요.
그때, 하나님께서 가인에게 조용히 말씀하셨어요.
“왜 그렇게 화를 내니? 왜 얼굴이 어두워졌니?
네가 바르게 했다면 얼굴도 환했을 거야.
죄가 문 앞에 숨어 있어. 널 잡으려 해.
하지만, 넌 죄를 이길 수 있어야 해.”
하지만 가인은 그 말씀을 마음에 담지 못했어요.
그리고 마침내,
두 형제가 들판에서 마주쳤을 때…
가인은 자기 속의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동생 아벨을 쳐서 죽이고 말았어요.
하늘도, 땅도
그 순간 멈춰선 것처럼 조용했어요.
성경 속 첫 번째 죽음,
그리고 첫 번째 살인이었어요.
하나님은 가인에게 물으셨어요.
“네 동생 아벨이 어디 있느냐?”
가인은 눈을 피하며 말했어요.
“저는 모릅니다.
제가 동생을 지켜야 하나요?”
그 말엔 책임을 피하려는 마음과
냉정한 거짓말이 담겨 있었어요.
하나님께서는 조용히 말씀하셨어요.
“너는 무슨 일을 저질렀느냐.
네 동생의 피가 땅에서 나에게 울부짖고 있다.”
아벨의 피는 말없이,
그러나 강하게 정의를 외쳤고,
하나님은 그 울부짖음을 들으셨어요.
하나님은 가인에게 벌을 내리셨어요.
“이제부터 너는 저주를 받을 것이다.
네가 아무리 땅을 일구어도 소출이 없을 것이다.
너는 땅을 떠돌아다니는 도망자가 될 것이다.”
가인은 두려웠어요.
벌이 너무 무겁다고 느껴졌지요.
“이 벌은 제가 감당하기엔 너무 큽니다.
누구든 저를 만나는 사람들은 저를 죽이려 할 거예요.”
그때,
하나님은 가인을 완전히 버리지 않으셨어요.
그를 죽이지 못하게 표를 주셨고,
누군가 가인을 해친다면 일곱 배의 벌을 내리겠다고 하셨어요.
그렇게 가인은 하나님의 곁을 떠나
에덴의 동쪽, 놋 땅에서
떠돌이처럼 살아가게 되었어요.
시간이 흘러
가인에게도 아내와 아들이 생겼어요.
그 아들의 이름은 에녹.
가인은 성을 쌓고, 그 성을 아들의 이름을 따라
에녹성이라 불렀어요.
그 후손들도 이어졌어요.
에녹 → 이랏 → 므후야엘 → 므두사엘 → 라멕.
그중 라멕이라는 사람은
두 아내를 두었고,
그의 자녀들은 가축을 키우고, 악기를 만들고, 쇠를 다루는 기술을 발전시켰어요.
문명이 발전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람들의 죄는 점점 더 깊어졌어요.
라멕은 말했어요.
“누가 나를 건드리면, 나도 가만두지 않아.
가인을 해친 자는 일곱 배의 벌을 받지만,
나를 해친 자는 일흔일곱 배의 벌을 받게 될 거야.”
그는 폭력을 당연하게 여기고,
스스로를 신보다 높이려 했어요.
가인의 죄는
그 자손에게까지 되물림되고 있었어요.
폭력은 거칠어지고,
교만은 더 깊어졌지요.
하지만…
그 어둠 속에서도
희망의 씨앗은 살아 있었어요.
아담과 하와는 다시 아들을 얻었고,
그의 이름을 셋이라 지었어요.
하와는 말했어요.
“하나님께서 가인이 죽인 아벨 대신에
다른 씨를 주셨습니다.”
그 이름처럼, 셋은 새로운 희망의 씨앗이었어요.
셋도 아들을 낳았어요.
그 이름은 에노스.
그리고 이때부터,
사람들이 다시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어요.
비극의 이야기 속에도
믿음은 조용히 이어졌어요.
죄가 가득한 세상에서도
기도는 멈추지 않았고,
하나님의 사랑도 끊기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