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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태산이높다하되 Apr 06. 2023

나를 찾지 마

김범, 클레이하우스

김범은 한국의 오쿠다 히데오라 불리는 작가라고 한다. 오쿠다 히데오는 매우 쉽고 흥미와 재미, 그리고 스릴과 서스펜스가 있는 글을 쓰기로 유명한 작가다. <나를 찾지 마>를 읽으면서 그가 왜 오쿠다 히데오와 비견되는지 알게 됐다.


가장 서준표

서준표라는 50대 가장이 어느 날 실종됐다가 사망한 것으로 밝혀진다. 그의 아내와 아들, 딸은 슬퍼할 겨를도 없이 사망 보험금 5억 원으로 새 삶을 누리게 된다. 게다가 서준표가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매입한 공장 부지가 10년 만에 60배 오르게 된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은 어떤 사람들이었던가? 그리고 지금은 어떤 사람들인가? 인권이라는 말조차 생소하던 시절 가장들은 갖은 수모와 굴욕적 조건 속에서 매달 입금되는 월급을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 월급쟁이는 그렇게 또 자영업자는 손님들의 모든 요구를 수용하며 머슴처럼 일해야 했다. 적어도 21세기에 접어들 무렵까지 가장들의 삶은 그랬다.


서준표도 그중의 한 사람이었다. 공장에서 직원으로 일하던 중, 사장이란 작자는 껍데기만 남은 공장을 팽개치고 사라졌고 서준표는 빚을 내 공장을 인수한다. 말이 없고 고지식하며 아내와 자식들을 위해 일하지만 그만한 대접은 받지 못하던 가장, 서준표. 그는 어느 날 공장과 가족을 남겨둔 채 사라진다.


아내 한승희

어느 날 남편이 사라졌다. 그리고 사망했다. 남편이 운영하던 공장을 맡아야 했다. 다행히 남편의 사망 보험금 5억이 생겼다. 공장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남편이 기획했던 아이템의 수출길이 열렸다. 그리고 10년 만에 자신이 한사코 매입을 반대했던 공장부지의 매매가가 60배 치솟았다. 전철길이 뚫렸다나.


환갑을 맞았다. 자신을 오랫동안 짝사랑해 온 민준과 결혼을 할 생각이다. 식만 올리고 한집에서 같이 살기로 했다. 민준은 부잣집 아들이었고, 현재도 사업에 성공해 부유한 중년이 되어있는데 언제나 승희만 바라보는 순정파다.


서준표의 환생

모든 것들이 착착 제대로 돌아간다고 믿고 있던 순간 나타난 가장 서준표. 가족들은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고민한다. 가장 인간적인 처사는 어떠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면 참 좋을 텐데. 속물근성과 물질만능주의의 노예로 살아온 가족 구성원들 모두는 증여와 상속의 정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간단치 않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소설, <나를 찾지 마>. 흥미와 페이소스가 넘치는 소설이다. 김범은 한국의 오쿠다 히데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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