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맘의 하루
집에서의 모습과 어린이집에서 사회생활 하는 아이의 모습은 분명 다를거다. 엄마인 나한테는 각종 떼를 다 쓰는데 어린이집에서는 야무지다고 한다. 세상에서 비빌 언덕 한 명쯤은 있는 거에 찬성이면서도 심하다 싶으면 적절히 훈육 중이다.
상담가서 궁금했던 부분은 아이의 어린이집 생활을 보며 가정에서 좀 더 지도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는지, 친구들과 갈등이 있을 때 자기 의견을 잘 이야기 하는지 등이었다. 다행히 크게 걱정할 부분은 없었다. 특별히 문제가 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아이가 부끄러움이 많아서 다른 선생님들과는 친밀한 관계를 잘 맺지 않는 것, 한 마디로 관계에 있어서 진입장벽이 높은 부분이 보인다고 하셨다. 예상했던 부분이다. 딸은 마음을 쉽게 열어주지 않고 친해지면 깊이 관계 맺는 아이다. 그리고 혼자 노는 모습이 거의 없고 항상 친구들과 같이 놀고 싶어한다고 하셨다. 이것도 예상했다. 아이는 일상이 관계중심적이다.
하나 마음에 걸렸던 부분이 있다. 이혼 후 자녀들이 '내가 말을 잘 들으면 엄마아빠가 다시 같이 살 수도 있어.'라는 환상기를 가진다고 한다. 부정도 하고 원망도 하고 여러가지 감정의 변화를 겪는데, 나는 아이에게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해주고 싶어서 "엄마아빠는 너를 사랑하지만, 이제 더이상 함께 살지는 않아." 라는 말을 몇 번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어린이집에서 아이는 친구들에게 우리 엄마아빠는 나를 엄청 사랑하고 우리 가족은 다 같이 산다고 말했단다.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던 걸까? 아이의 소망을 말했던 것일까? 딱히 뚜렷한 결론은 내지 못했다. 살다보면 차차 알아갈 것이다.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고 손바닥 안에서 통제할 수 없으니, 지내다가 아이와 함께 대화할 기회가 있다면 나눠봐야겠다.
갑자기 말씀드리면 곤란할까 싶어서 아이 어린이집을 집 근처로 옮길 수도 있다는 말을 넌지시 꺼냈다. 아이 어린이집 위치가 집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어서 직장 옆이라 평소에는 가는 길에 내려다 줄 수 있지만, 방학 때는 왕복 2시간을 매일 운전해서 아이 등하원을 해야한다. 같은 지역 안에서 매일 2시간 운전이 힘들었다. 다른 이유가 아닌 거리 때문임을 말씀드렸는데 선생님이 매우 상심이 크셨다. 어쩌겠나.. 그동안 1년 넘게 먼거리를 왔다갔다 한 것도 나에게는 힘에 부치는 일이어서 아쉽긴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할 것 같다.
한부모 가정이라는 이유로 많은 부분을 걱정했는데, 아이는 생각보다 어린이집에서 잘 지내고 있었다. 아이 모습 중 걱정할 부분이 없다고, 어머님이 걱정하시면 오히려 아이는 그걸 더 신경쓸 수 있으니 맘 편히 가지시라는 말을 들었다. 생각해보니 아이에게만 이 가족의 형태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나 역시 한부모 가정이라는 가족 형태를 '비정상'적인 것으로 여기는 부분이 일부 있음을 인정하게 된다. 뭔가 부족한 가족 형태로 인식해서 움츠러드는 생각이 있는 듯하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까? 내 몸과 마음이 평안하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