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배우고 싶어서
우리 학교는 어-초 연계 이음교육을 한다. 올해 처음 시도하는 부분인데 이음교육이란 어린이집 원아들과 1학년 초등학생들이 만나 함께 교육 활동을 하는 것이다. 7세 반 아이들은 초등학교를 미리 접하며 입학을 준비할 수 있음에 좋고, 1학년 아이들은 후배들에게 자신이 가진 자원을 나눠줄 수 있어서 여러모로 장점이 있다. 6월에 작가와의 만남 행사 때 처음으로 7세 아이들이 방문해서 독서 활동을 함께 했다. 1학년 아이들은 동생들을 만나서 신기해했고, 동생들은 형님들이 사용하는 큰 책상과 발이 안 닿는 높은 의자에 앉아 긴장하며 꽤 오랜 시간을 활동에 집중했다. 외부로 나가거나 외부에서 수업에 들어오면 평소 답지 않게 모범생으로 변하는 것은 초등학생이나 원아들이나 선생님이나 똑같은 것 같다 ^^ 이후에 어린이집 선생님들과 만나 이음교육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1학년 아이들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어린이집의 상황을 들으며 환경적인 부분이 이해가 되었고, 어린이집에서 어떤 부분을 준비시켜 주면 1학년 학교생활에 유용할 수 있는지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예를 들면 소변 문제가 있었다. 어린이집에서는 아이의 주도성을 위해 화장실을 가고 싶을 때 '화장실 가요' 목걸이를 차고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했다. 하지만 초등학교에 올라가면 수업시간에 소변이 마렵다고 알아서 화장실을 갔다 올 수 없다. 정말 급하면 선생님께 말하고 후다닥 다녀오거나 웬만해서는 쉬는 시간에 가야 한다. 어린이집은 3년에 한 번씩 평가 감사가 들어올 때 아이의 주도성을 위해 스스로 행동하는 부분들을 권유하고 지향한다고 한다. 반면에 1학년이 되면 내가 지금 일어나서 화장실을 가고 싶어도 자유롭게 마음대로 이동할 수 없다. 화장실과 물 먹는 것은 쉬는 시간에만 갈 수 있다는 것.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에 대한 경계가 좀 더 명확해진다. 1학년 아이들은 쉬는 시간에 놀 거 다 놀고 수업 종이 치면 그제야 화장실 갔다 온다고 하는 아이들도 생긴다. 그래서 수업 중간에 말없이 화장실 가고 수업 종 치면 아이들이 화장실이 가있는 상황을 3월에 몇 번이나 경험했는지 모른다. 주도성과 질서라는 각 가치에 따라 환경이 바뀌고 아이들의 행동이 달라지는 상황이 있는 것이다. 또 어린이집에서는 보통 앉아서 신발을 신는 아이들이 많은데 초등학교에서는 수많은 아이들이 신발장 앞에서 앉아서 신발을 신을 공간이 없다. 초등학교에 올라오면 아이가 두 발로 땅을 짚고 스스로 신발과 실내화를 갈아 신을 수 있는 힘이 필요한 것이다. 중심잡기에 대한 부분이다. 이런 구체적인 부분들이 당장 환경이 바뀌면 필요한 것들이라고 생각하니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많은 배움이 있었다.
보통 1학년에 올라오면 입학식 전에 예비소집 때 아이들 준비물 안내 및 학부모교육을 잠깐 한다. 그리고 3월에 입학식 날 한번 더 한다. 하지만 이음교육을 하면 1학년 아이들이 학교로 오기 전에 7세일 때 11월 즈음에 학부모 교육을 한번 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학년은 보호자도 1학년이라는 말이 있지 않나. 함께 배워야 하고 준비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스스로 해야 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어린이집 선생님들께서 '내 아이'가 중요한 요즘 엄마들에 대해 고충이 많다고 말씀하시니 초등학교에서(외부에서) 어린이집에 와서 교권보호와 1학년 학교생활에 대해 설명하고 부모교육을 한다면 좀 더 설득력 있게 들어주실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보육이 아닌 교육을 받으러 올 마음가짐 또한 필요한 법이다.
우리 반 아이들은 국어 <또박또박 읽어요> 단원을 공부하며 언젠가 동생들을 만나 책을 읽어줄 날을 꿈꾸고 있다. 확실한 동기가 있어서 한글 공부에 열심이다. 배워서 남 준다는 것이 이런 것이다. 베푸는 앎이 이런 것이고. 더불어 함께 배울 수 있는 교육이 여러 제도들을 통해 이루어지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