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배우고 싶어서

by 소화록

2학기가 시작한 지 2일 차, 자녀를 데리러 가는 길에 당신의 자녀와 친구와의 싸움을 목격하신 아버님은 주말 동안 고심하시다가 연락이 오셨다. 우영이(가명)의 학교생활은 어떠한지, 식습관과 또래 관계, 산만한 정도에 대해 궁금하다고 하셨다. 옆 반 부장님의 아들이기도 해서 답장을 드리기 전에 부장님과 이야기를 먼저 나누었다. 그리고 상담 전에 1학기 동안 관찰했던 것들을 사실 중심으로 정리를 했다. 어떤 부분들이 발견되고 그래서 어떻게 지도하고 있는지, 지도하다가 어느 부분이 고민인지 등을 적어보았다. 선배 교사이기도 하신 아버님과 상담을 앞두니 긴장이 됐다. 통화를 하는데 아버님도 1학년 담임이라고 하셨다. 긴장감이 약 5배 더 커졌다. 한참 후배 교사인 나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우영이의 담임교사로 담담하게 대화해야 한다. 세심하게 하나하나 물어보시며, 자녀의 반복적인 충동적 행동이 약을 먹어야 할 정도인지 등을 고민하시기도 했다. 또래 관계를 위해 어떻게 가정에서 지도하면 좋겠냐고 물어보셨는데 사실 학급에서 아이들끼리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그때그때 지도하는 입장인 터라 바로 말씀드리지를 못했다. 그래서 통화를 끊고 난 후에 문자를 드렸다. 학급에서는 그림책 읽고 친구 마음 헤아리기와 교실 놀이를 자주 하고, 갈등이 생겼을 때 말로 감정 표현하는 연습을 꾸준히 지도 중인데 혹시 우영이를 위해 더 좋은 지도 방법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아이의 사회성을 위해 고민해 보겠다고 말씀드렸다. 아이가 성인이 되어 사회의 구성원으로 제 역할을 다 하도록 학교에서 가정에서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아버님과 작업동맹자의 관계에서 공동의 목표를 공유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래 사진 속 글은 우영이가 2학기를 시작하며 남다른 다짐을 적은 글이다. 똑똑한 우영이와 부단히 노력해야겠다. 만병통치약처럼 한 방에 해결되는 교육법이란 없지만, 꾸준히 지도하는 사이에 우영이도 많이 자랄 것이고, 티 나지 않게 서서히 문제 행동들이 진전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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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현이의 심리 검사 결과가 나왔다. 예상했던 대로 ADHD 주의력 결핍 장애가 있고, 충동성과 과잉행동장애를 동반한 경우라 병원에서도 약을 꼭 먹어야 한다고 수현이 어머님을 설득했다고 한다. 더 늦기 전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니 감사했다. 불안 장애와 우울 장애도 함께 나왔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치료하고 지도해 나가야 할지 고민해봐야 한다. 학급에서 친한 여자 아이랑 다툼 후에 일시적 소외 현상이 일어났을 때, 수현이가 작은 공간으로 들어가 몸을 웅크리고 얼굴을 묻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혼자가 되는 것을 무척 싫어하고 타인에 의해 쉽게 좌절감과 우울감을 느끼는 수현이에게 어떤 방향으로 치료를 해나가야 할지 순회 상담 선생님과 병원과도 다시 한번 연락해 보고자 한다. 아이를 위한 마음으로 보자면 학부모나 교사나 한 편이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부단히 정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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