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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불면

심연의 자아 들여보기

나의 작품들인 온갖 망상들아

야심한 이 시각에도 가만두질 못하고

깊은 심연에서 올라와

계속 내문을 두들기고 있구나


깨어라 깨어있으라

잘만큼 잘 수 있을 만큼

스스로에게 그만큼 호의적이어서는 안 된다며

지금보다 더 휘몰아치는 인생을 살아야 하는데

쉽게 잠들면 안 된다 한다


조금의 일각이라도

나에게 깊이 잠들면 안 된다

마음 편히 잠들면 그건 너의 직무 유기라 한다


쉴 수 없다

자는 동안에도

잠을 청하기 위해서도

깨어나서도


이런 날씨들이 나의 삶처럼

늦은 밤까지도 쉬이 식지 못하고

피를 토해내는 열정을 뜨겁게 뱉어내니

그렇다.

뜨겁다 이 늦은 시간까지도

내 머리부터 발끝 감각 하나하나까지

뜨거워진 날들만큼

밤 또한 뜨거운 피가 돈다.


이 밤

그만 이제

아니 잠시라도

방황하는 심연의 나를

심해 깊은 곳에 혹등고래에게

데려다주길

그로부터 깊은 위로를 마주하게 되면


오늘만이라도

깊이 잠들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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