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믹밋해도 괜찮아!
내 혀는 평생 소금과 설탕에 길들여져 있었다.
짠맛 아니면 단맛.
마치 SNS에서 자극적인 영상만 넘겨보는 기분이었다.
“다음 영상! 자극오시오!”
그러다 어느 날, 갓 지은 흰밥을 먹었다.
소금도, 케첩도, 고춧가루도 없이 오직 맨밥만.
그런데 오호라?
그 하얀 밥알들이 내 입에서 춤을 추는 거다.
짜지도 단 것도 아닌데 은근 달콤하다니.
질리지도 않고, 괜히 계속 손이 간다.
순간 번쩍 깨달았다.
내 삶도 늘 ‘도파민 뿜뿜’ 자극만 좇아 살았구나.
재미있는 관계, 자극적인 이야기,
그런 것들로 마음을 꽉 채우려 했던 거다.
근데 요즘은 좀 다르다.
새로 만난 친구들이 있다.
처음엔 솔직히 “이분들, 왜 이렇게 밋밋하지?” 싶었다.
그들이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내 인생을 뒤집어놓을 만큼 흥미진진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그들이 나쁜 건 절대 아니다. 내 기준이 그랬을 뿐)
근데 이상하게, 자꾸 만나게 된다.
왜일까? 뽑아낼 게 없는데? 하하.
알고 보니 그들은 ‘흰밥 같은 친구들’이었다.
겉보기에 심심해 보이지만,
곱씹을수록 은근한 단맛이 나고,
자극은 없지만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관계.
덕분에 알았다.
자극적인 관계 아니어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다는 걸.
흰밥 같은 친구들과 있으면
피곤하지 않고 오히려 편안하다.
너무 짜지 않아서 물을 찾지도,
너무 달아서 질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요즘은 친구가 많지 않다.
하지만 괜찮다.
맨밥만으로도 이미 아주 굿이니까.
물론 가끔은 계란후라이에 소금 한 꼬집 정도는 필요하다.
우리 몸은 염분도 조금은 필요하니까.
하지만 결국 주인공은 언제나 밥이다.
이미 맛있으니까.
이미 완전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