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강원 평창 오대산 월정사 겨울 눈 내린 전나무숲길)
눈발이 천천히 내려앉는 산자락을 바라보고 있으면, 일상의 소음은 어느새 뒤로 밀려난다. 깊은 숲에서 바람이 스치는 소리마저도 낮아지고, 발끝에 닿는 흰빛은 한층 더 묵직한 평온을 전한다.
이 고요한 순간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과 오래된 시간의 숨결이 한데 모여 빚어낸 장면이 펼쳐진다.
그렇게 겨울이 깊어질수록 더욱 또렷이 드러나는 이곳의 품격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강원 평창 오대산 월정사 겨울 눈 내린 설경)
월정사는 신라 시대에 세워진 고찰로, 오대산 자락 깊숙이 자리하며 조용한 품세를 지켜온 곳이다.
산 전체가 불교적 의미를 품고 있어 남한에서 보기 드문 성지로 알려져 왔으며, 지금도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문화적 가치가 살아 숨 쉰다.
월정사로 향하는 길목에는 사철 푸른 전나무가 약 1km에 걸쳐 늘어서 있어 사계절 내내 찾는 이들의 발길을 머물게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강원 평창 오대산 월정사 겨울 눈 내린 전나무숲길)
겨울이 되면 이 전나무숲은 하얀 눈을 가볍게 머금고, 길 위로 떨어지는 기척조차 조용하게 감싸 안는다.
방문객들 사이에서도 눈이 쌓인 숲길의 아름다움은 특히 회자된다. 어떤 이는 “눈 내리던 날 걸었던 월정사 앞 숲길은 사진으로는 도저히 담기지 않을 만큼 장관이었다”고 회상했다.
한 방문객은 약 한 시간만 투자해도 주차장에서 숲길과 사찰까지 둘러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발걸음 위로 내려앉는 겨울의 질감과 천년 숲이 전하는 기운이 한데 어울려 짧은 여정에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강원 평창 오대산 월정사 겨울 눈 내린 설경)
월정사는 신라 시대 자장율사가 창건한 후 오랜 세월 동안 불교문화의 중심 역할을 해왔으며, 국보와 보물이 여럿 자리한 사찰로서 역사적 가치를 품고 있다.
전란으로 한때 큰 피해를 입기도 했으나 훗날 수행과 학문으로 이름난 스님들이 머물며 사찰의 기틀을 다시 세워나갔다.
이후 가람 정비가 이어지면서 오늘날 방문객이 편안히 둘러볼 수 있는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강원 평창 오대산 월정사 겨울 눈 내린 설경)
사찰 뒤로는 만월산의 기운이 장대하게 이어지고, 앞으로는 맑은 물이 흐르는 연못이 신선한 분위기를 형성해 예로부터 풍광 좋은 사찰로도 알려져 왔다.
특히 사찰과 한 몸처럼 이어지는 자연은 겨울이 되면 한층 더 고요한 배열을 만들어낸다.
깊은 산중에서 들려오는 미묘한 소리, 눈 사이로 반짝이는 햇빛, 기둥 사이에 드리운 한 줄기 찬 공기 등이 모두 함께 천년의 시간을 압축해낸 듯한 감각을 전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강원 평창 오대산 월정사 겨울 눈 내린 설경)
월정사는 자연 속에서 휴식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산중에서의 고요한 일과를 통해 재충전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와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 방문객의 선택 폭을 넓혀준다.
명상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 역시 별도로 조성되어 있으며, 넓게 펼쳐진 정원과 숲길이 함께 있어 오래 머물며 산책하기에도 좋다.
아이들과 함께 찾는 이들 역시 편리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안내 인력과 각종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현장에서 유모차나 휠체어 대여가 가능해 이동에 어려움이 있는 이들도 여정을 부담 없이 이어갈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강원 평창 오대산 월정사 겨울 눈 내린 설경)
겨울에도 찾기 좋은 이유는 단지 풍경만이 아니다.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걷기 편하다는 방문객의 평가도 이어진다.
자연 속을 천천히 거닐며 계절마다 달라지는 향기를 느낄 수 있다는 점 역시 이곳의 매력을 더한다.
고요한 산중에 하얗게 깔린 눈, 곧게 뻗은 전나무 사이로 흐르는 찬 공기, 그리고 오래된 사찰이 뿜어내는 깊은 기운. 월정사는 그 모든 순간이 한데 모여 겨울이라는 계절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눈 내린 날, 이 고찰의 풍경은 말없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찾는 이를 잠시 머물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