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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 눈길, 곤돌라 타고 즐기는 덕유산의 겨울

by 트립젠드

겨울 능선 따라 피어나는 고요
설경 품은 국립공원의 깊은 숨결
천천히 오르면 만나는 흰빛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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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전북 무주 덕유산 국립공원 겨울 눈 내린 설경, 저작권자명 한국관광공사 이범수)


겨울 산을 찾는 이들은 종종 말없이 눈을 감는다. 바람이 스치는 소리와 흩날린 눈발이 능선을 덮을 때, 산은 본래의 표정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덕유산을 향한 발걸음도 마찬가지다. 정상의 풍경을 향한 기대를 드러내지 않은 채 조용히 걸어 올라야만 그 속살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하얗게 물든 봉우리들 사이에서 들려오는 겨울의 낮은 숨결은, 서두르지 않는 이들에게만 천천히 스며든다.


겨울 산세가 빚어낸 덕유산의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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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전북 무주 덕유산 국립공원 겨울 눈 내린 설경, 저작권자명 김부진)


덕유산은 태백산맥에서 갈라져 나온 능선이 서남쪽으로 굽이치며 만든 중심부에 자리한 산세로 알려져 있다.


전라북도와 경상남도 여러 지역에 걸쳐 솟은 이 산은 향적봉을 가장 높은 봉우리로 두고, 곳곳에 이어진 1,300m 안팎의 능선이 겨울이면 더욱 고요한 분위기를 만든다.


산의 이름은 넉넉한 품을 지녔다 하여 붙었다고 전해지는데, 실제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곡선형 능선이 그 의미를 더욱 짙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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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전북 무주 덕유산 국립공원 겨울 눈 내린 설경, 저작권자명 심재용)


구천동 계곡은 이 산의 매력을 대변하는 공간이다. 계곡 따라 이어진 여울과 절벽, 물가에 드리운 암석들이 겨울이면 차갑게 굳어 독특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예로부터 30여 곳의 경관이 전해질 만큼 풍경 요소가 많은데, 기암과 폭포가 얼어붙는 시기에는 파도가 멈춘 듯 정지된 느낌을 준다.


산의 지질은 오래전 형성된 변성암류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전체적인 산세가 단단하면서도 완만하게 이어지는데, 이러한 지형적 특징이 겨울 설경을 더욱 유려하게 만든다.


곤돌라로 닿는 설천봉, 가벼운 걸음으로 향적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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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전북 무주 덕유산 국립공원 겨울 눈 내린 설경, 저작권자명 한국관광공사 김지호)


덕유산국립공원과 무주리조트 사이에 솟은 설천봉은 해발 1,520m의 봉우리로, 겨울 풍경을 가까이에서 감상하기에 알맞다.


리조트 곤돌라를 이용하면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오를 수 있어 추운 날씨에도 많은 이들이 찾는다.


봉우리에서 향적봉까지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으며, 부드러운 경사 덕분에 성인 기준 약 20분 정도면 도보로 닿을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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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전북 무주 덕유산 국립공원 겨울 눈 내린 설경, 저작권자명 홍종표)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품지만, 겨울에는 특히 상고대가 피어나는 시기가 절정이다. 나뭇가지마다 맺히는 흰빛 얼음꽃은 햇빛에 따라 다양한 색감으로 변하며, 짧은 구간에서도 시시각각 모습이 바뀐다.


때문에 설천봉과 향적봉 사이 구간은 겨울철 국립공원 방문객에게 가장 사랑받는 길로 꼽힌다.


봉우리에는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인 상제루가 자리하고 있어 찬 바람 속에서도 잠시 바람을 피하며 주변 봉우리들의 윤곽을 바라보기에 좋다.


겨울 여행객을 위한 이용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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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전북 무주 덕유산 국립공원 겨울 눈 내린 설경, 저작권자명 박종진)


덕유산국립공원은 사계절 운영되며, 계절마다 입산 시간에 차이가 있다. 탐방지원센터를 비롯해 야영장과 숙박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여행 목적에 맞춰 체류할 수 있다.

설천봉 역시 연중 방문할 수 있지만, 곤돌라 이용 시에는 운영 시간을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겨울철에는 기온과 바람이 운행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방문객들은 기상 상황을 살피며 이동하는 편이 안전하다.

구천동 계곡 방향이나 백련사를 거쳐 올라가는 등산로도 이어져 있어, 곤돌라 대신 발걸음으로 겨울 산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또 다른 선택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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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전북 무주 덕유산 국립공원 겨울 눈 내린 설경, 저작권자명 박종진)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은 눈이 쌓인 시기엔 더없이 고요하며, 능선에 가까워질수록 겨울 산의 단단한 기운이 느껴진다.


한파가 깊어지는 계절에도 덕유산을 찾는 이들이 꾸준한 이유는 결국 눈 덮인 산세가 주는 특별함 때문이다.


능선 위를 따라 피어나는 상고대와 멀리서도 흰빛으로 빛나는 봉우리들은 잠시 머무는 여행객에게도 겨울만의 고요한 시간을 선물한다.


덕유산 국립공원의 겨울은 빠르게 스쳐 지나지 않고, 천천히 바라볼수록 더 깊은 울림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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